급부상하는 키즈 특화 아파트

▲ 어린 자녀를 위한 특화 설계를 적용한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어린 자녀들 둔 30~40대 수요자들을 잡기 위해 건설사들이 ‘키즈 특화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한 놀이터가 아닌 체험형 놀이시설은 이제 필수 입점 시설이 됐다. 아이들의 안전과 창의력 향상을 위한 인테리어를 적용한 단지까지 등장했다. 아파트 구매 결정권을 가진 젊은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아 분양 흥행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주택 분양 시장에 ‘키즈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설계를 적용한 ‘키즈 특화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이 키즈 특화 아파트를 선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동산 시장이 어린 자녀들 둔 30~40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아파트를 살 때 주변 개발 호재나 투자가치 등을 주로 따졌다면 지금은 자녀를 키우는 데 적합한 환경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교육시설이라고는 어린이집이 전부였던 아파트 단지에는 이제 별동으로 된 교육시설이나 유명 영어학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흥한주택종합건설이 올 3월 경남 진주시 신진주역 인근에서 선보이는 ‘신진주역세권 센트럴 웰가’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단지 내에 별동학습관인 ‘아이비리그 클럽’을 마련했는데, 멘토링, 방과 후 수업, 평생교육원 등 국립대 협력 교육 프로그램과 영어어도서관을 운영한다. GS건설이 천안시 서북구 성성동에서 분양하는 ‘천안시티자이’에는 유명 영어학원인 SDA삼육어학원이 입점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규모 테마파크, 캠핑장, 텃밭 등을 선보이며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등장했다. 대림산업이 경기 광주시 오포읍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는 단지 바로 옆으로 총 3727㎡(약 1130평) 규모의 입주민 전용 텃밭을 조성했다. 아이들과 온 가족이 함께 도심 속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전 가구에 오픈형 테라스 공간을 설계한 점도 수요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외부 시설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키즈 특화 설계’를 적용했다. 아이의 놀이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실과 정서발달에 도움을 주는 벽지를 적용한 것이다. 현대건설이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녹번’도 비슷한 경우다. 이 단지는 세대별로 컬러 테라피가 적용된 창의력 벽지를 제공한다. 욕실에는 미끄럼방지 타일이, 가구 및 문선에는 둥근 모서리를 적용하는 등 생활 속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어린 자녀를 둔 수요자의 마음을 섬세하게 배려하기 위해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한 설계도 도입됐다. GS건설이 분양한 ‘오산시티자이’는 바닥충격음을 완화해 주는 발포고무재질의 30㎜ 층간 차음재를 사용해 아이들이 층간 소음 걱정 없이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키즈 특화 아파트의 인기는 분양 성적이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광교신도시에서 15일 만에 전 가구를 완판시킨 ‘광교파크자이 더 테라스’가 대표적이다. 단지 내에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설계한 공간 맘스 스테이션(스쿨버스존)을 선보여 30대 이하 계약자가 전체의 35%로 가장 많았다. 평택에 선보인 ‘자이 더 익스프레스 1차’도 단지 내 유아놀이터와 연계된 보육시설 등의 키즈 시설을 선보였다.

그 결과, 전체 계약자 중 30대가 34.7%를 차지해 40대(33.2%)보다 높은 계약률을 나타내며 완판됐다. 반도건설의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5.0’은 지난해 평균 55.67대 1, 최고 48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계약도 3일 만에 완료했다. 이 단지는 초ㆍ고교가 단지 인근에 있는데다 단지 내 별동학습관이 조성되면서 분양 전부터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덕분에 청약뿐 아니라 계약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키즈카페 입점 유무 중요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구매력이 높은 30~40세대가 분양 시장의 주축이 되면서 자녀 키우기 좋은 환경을 갖춘 단지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면서 “분양 시장에서 키즈 특화 설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분양 시장의 키즈 열풍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까지 번졌다. 특히 30~40대가 많이 거주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입점 상가로 의류ㆍ레스토랑 브랜드 등을 우선순위로 꼽던 시장이 최근에는 키즈카페, 키즈테마파크 등의 입점 유무를 따지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 정부청사 인근에 들어서는 유러피안스트리트몰 A의 경우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뽀로로파크’가 입점한다는 소식에 100% 분양이 완료됐다. 천안 불당신도시에 공급되는 마블러스타워에도 키즈테마파크인 네버랜드가 입점을 확정했다. 이 소식에 나머지 상가들도 빠르게 계약이 완료됐다. 업계는 자녀와 부모가 동반으로 유입되는 점이 상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즈 마케팅이 키테넌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