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식의 재테크연구소

친구 따라 강남 가면 성공할까, 실패할까. 투자시장에서 늘 나오는 질문이다. 답은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이다. 시류를 좇았다가 큰코다치는 투자자가 있는 반면 유행에 민감해야 하는 재테크 분야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투자원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투자원칙 없이 시류만 좇아 투자에 나서면 재테크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사진=뉴시스]

현금을 모으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무엇일까. ‘적금’이다. 이는 비상자금, 생계형 자금을 마련하는 데 최적의 상품이다. 하지만 단점이 뚜렷하다. 요즘 같은 저금리 국면에선 특히 그렇다.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재테크를 할 때 다양한 재테크 상품을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수록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2000년대 초반 국내 금융시장에 ‘펀드 열풍’이 불었다. 당시 가장 큰 인기를 얻었던 펀드 투자 방식은 ‘적립식 펀드’였다. 매달 소액을 투자하는 방식이어서 종잣돈이 별로 없는 투자자에게 특히 매력적이었다.

여기에 펀드 시장에 대한 낙관론도 적립식 펀드의 인기를 부채질했다. 실제로 2007년까지 중국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500%를 돌파할 만큼 뜨거웠다. 하지만 이 펀드는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았다. 2007~2008년 중국 증시의 거품이 꺼지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원금이 반토막 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처럼 제아무리 안전한 펀드라도 그 내용, 운용방식, 수익구조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투자하면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철학으로 투자를 해야 할까. 무엇보다 시류를 좇지 않는 게 좋다. 앞서 언급한 2007년 당시 투자자는 펀드의 수익률만 보고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투자자가 간과한 게 있었다. 펀드 수익률이 상승해 기준가격이 상당히 높아져 있었다는 것이다. 주식으로 말하면 고점에 도달한 상태였다는 거다. ‘시류’에 집착한 나머지 숲을 보지 못한 격이다.

이렇듯 투자 타이밍을 결정할 때 수익률을 기준으로 삼아선 곤란하다. 상승하는 시류라는 것은 다시 말해 ‘끝물’일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투자의 좋은 기준점은 위험지표다. 펀드의 위험지표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샤프지수(펀드가 부담한 총 위험을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하는 지수)와 기준가라도 체크해야 한다. 펀드를 고를 때 비슷한 유형의 펀드 중 샤프지수가 높고 기준가가 낮은 펀드를 선택한다면 2~3년 내 일정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 유행을 따라야 할 투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를 구분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혹자는 ‘시류를 좇지 않으면 어떻게 수익을 거둘 수 있단 말인가’라고 물을 수 있다. 그런 상품이 있다. ‘변액연금’이다. 연금상품은 시류를 아예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점은 추가납입 등 수수료(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사업비를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절세도 가능하다. 물론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최근 맹목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최저보증이율의 종신보험은 꼼꼼히 살펴본 후 가입해야 한다. 보장성 보험을 저축보험처럼 판매하는 상품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시류를 외면하라는 건 아니다. 반드시 시류를 타야 하는 재테크 분야도 있는데, 바로 ‘세稅테크’다. 매년 7~8월이면 다음해에 적용될 금융과 부동산 관련세법 개정안들이 등장한다. 이에 따라 매년 절세를 해야 하는 항목도 달라진다. 실제로 연금저축보험의 항목이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소득공제상품으로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 결과, 연말정산을 대비해 가입한 상품 대부분이 환수조치를 당하며 연금저축의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재형펀드와 재형저축을 통해 비과세 혜택을 누리려는 투자자도 가입한 후 소득이 높아져 강제해지를 당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이는 정책의 시류를 허투루 봤다가 낭패를 본 사례들이다.

유행보다 재무목표 따라야

정책을 활용해 재테크를 할 때도 시류를 놓쳐선 안 된다. 부동산 재테크가 대표적이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제도의 경우, 개발계획과 임대수수료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SH공사가 시즌에 맞게 수시로 모집한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 이처럼 재테크 시장에는 다양한 투자상품과 투자방법이 존재한다. 문제는 상품의 특성을 무시한 투자가 안정적인 수익이 아닌 손실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순간의 선택이 원금손실ㆍ손해과세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거다. 투자를 할 때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완식 프라이빗 재무컨설팅 대표 nopagess@nate.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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