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OLED 전쟁 개봉박두

▲ 국내 패널업체는 중국 업체의 추격에 긴장해야 한다.[사진=뉴시스]
OLED가 식어가던 IT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 노트북, TV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서다. OLED 패널업체, 장비업체도 늘어난 수주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하지만 왠지 찜찜하다. 중국 패널업체들이 맹렬하게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LCD에 이어 OLED까지 위협받고 있다.

소문만 무성하던 OLED 노트북이 조만간 출시된다. PC 업계의 강호 HP, 레노버, 델은 이르면 올 1분기쯤 OLED 노트북을 론칭하겠다고 밝혔다. 세곳의 PC시장 점유율이 55%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OLED 노트북의 파괴력은 예상보다 훨씬 셀 수도 있다. 스마트폰 업계에도 OLED 패널이 ‘바람몰이’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에 OLED 패널을 적용했다. 화웨이와 애플도 OLED 대열에 동참할 거라는 예상이 시장에 파다하다.

TV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LG전자가 OLED TV로 높은 판매실적을 달성하자, 올해엔 중국과 일본 제조업체가 ‘OLED 꼬리’를 물고 있다. OLED가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는 두가지다. 무엇보다 OLED 패널이 IT제품의 ‘수요 절벽’을 해소해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요가 떨어진 건 IT제품 보급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신규 수요보다 교체 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제조업체가 기존제품과 차별화된 신제품을 내놓으려는 이유다. OLED 패널이 교체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거다.

둘째 이유는 가격 경쟁력의 강화다. ‘가격이 비싸다’는 OLED의 단점이 일부 해소됐다는 거다. 수율 문제가 개선되고 유기재료 가격이 하락한 덕이다. OLED의 비상飛上은 산업계에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무엇보다 패널업계는 가장 큰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 2020년까지 6세대 플렉시블 OLED의 수요가 6억대, 8세대 대형 OLED의 수요가 2000만대로 늘어날 공산이 커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탕정과 구미에 6세대 플렉시블 OLED에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비업체도 수혜자 중 하나다. 패널업체의 설비투자 확대는 곧 장비업체의 수주로 이어지게 마련이라서다. 반도체 패널을 만들려면 장비가 반드시 필요해서다. 실제로 국내 장비업체의 올 1분기 수주잔고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을 훌쩍 넘어섰다. OLED 패널의 경제적 파급효과다.

하지만 리스크도 있다. 중국의 추격이다. 중국 패널업체가 OLED 양산을 본격화하면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거다. 우리나라의 아성이나 다름없던 LCD를 바짝 쫓아온 것처럼 말이다. “2018년부터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양산하겠다”는 중국패널업체 BOE의 공격행보를 예민하게 체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대규 순천향대(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아직은 중국의 기술력이 부족하지만 OLED 생산기술이 보편화되고 있어 중국의 추격에 가속이 붙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하던 LCD패널도 2~3년 만에 따라잡혔는데 OLED 패널이라고 그렇지 않으리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고 꼬집었다. OLED의 핑크빛 전망에 방심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기회가 위기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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