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이기도록 교육받고 자란 우리기에 상대가 말 못하는 기계임에도 약이 오른다. 냉정하게 바둑을 두는 알파고를 보며 필자는 이런 의문이 생겼다. “건강에 유익한 요인을 제시하고, 해로운 요소를 제거하며, 장수자의 환경이나 생활습관 등 모든 조건을 조합해 최상의 건강 조건을 제시하는 인공지능이 탄생하고, 인간이 거기에 부합할 수 있다면 우리가 과연 100세 또는 그 이상 장수할 수 있을까?”
실제로 정상적인 삶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천수를 누릴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럼 천수는 얼마나 늘어났을까? 유전적 한계를 뛰어넘긴 어려울 테니, 추정컨대 120세 정도는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생물의 최대 수명은 성체(인간의 스무살에 해당)가 된 후 곱하기 6’이라는 말과 일치한다. 하지만 오래 사는 것을 마냥 축복이라고 보긴 어렵다. 요즘처럼 고령화 시대, 더군다나 일자리가 사라지는 시대엔 더 그렇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래 사는 것이 두렵다는 이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 태어나지 않았듯, 죽음도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찌 됐든 오래 살고 볼 일이니 장수는 인간의 오랜 염원으로 남아 있다. 그 때문인지 사기에 불과한 수많은 장수식품이 등장하고 거짓말과 왜곡으로 자신의 나이를 속인 자들이 등장한다. 오래 살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잘못된 결과물들이다.
사실 장수기록은 믿을 게 못 된다. 특히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장수마을’은 모든 기록이 오류이거나 왜곡됐을 공산이 크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오래 전 장수마을 사람들은 문맹률이 높았을 거다. 그렇다면 자신의 나이를 부풀리는 건 일도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된 글이 없으니, 무엇이든 포장할 수 있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이는 확대해석이 아니다. 실제로 기록이 아주 잘 된 국가들의 최장수 노인 수는 그렇지 못한 나라에 비해 턱없이 적다. 또 다른 통계도 있다. 미국의 인구통계사무국에 따르면 100세를 넘었다고 주장하는 10만6000명 중 94% 이상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 고령자층을 연구하는 인구통계학자들이 기네스북에 등재되거나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의 고령자들을 일단 의심하는 이유는 이렇듯 명확하다. 어떤 경우든 장수마을의 나이 부풀리기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본다. 지리적 조건, 식이, 습관 등에 따라 수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해야 할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장수마을의 불편한 진실이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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