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가격인상 괜찮나

▲ 맥도날드에 이어 롯데리아도 가격을 올리자 가격 인상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마트발發 가격 경쟁이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소셜커머스 쿠팡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겠다며 시작된 최저가 전쟁은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까지 달구고 있다. 이런 와중에 패스트푸드 업계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맥도날드가 신호탄을 쏘자 롯데리아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유는 또 ‘원재료값 상승’이다.

평소 한식을 즐겨먹는 직장인 A씨. 그는 간혹 입맛이 없을 때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 며칠 전에도 같은 이유로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한 A씨는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매번 먹던 ‘맥더블’의 가격이 2000원에서 36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사이 메뉴가 바뀐 건 아닐까 싶어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지난 2월에 가격이 올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끼 식사로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었지만 80%나 오른 가격표를 보고 있자니 없던 부담까지 생기는 듯했다.

지난 2월 11일 맥도날드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2월 23일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1.89% 올린 데 이은 1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인상폭은 1.33%다. 버거류 9개, 아침메뉴 4개, 디저트류 4개 제품들이 약 100원에서 200원가량 올랐다. 대표 메뉴인 빅맥은 4300원에서 4400원으로 인상됐다. 배달 주문 서비스인 ‘맥딜리버리’의 가능 금액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조정됐다. 맥도날드 측은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해 가격을 인상했다”면서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만이 아니다. 지난 3월 8일에는 롯데리아가 가격을 인상했다. 기존에 5700원이던 ‘한우버거’ 가격을 6200원으로 올렸고, 세트 상품인 ‘한우연인팩’도 1만2100원에서 1만2600원으로 인상했다. ‘패스트푸드 업체의 연쇄적 가격인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까지 패스트푸드 업계는 특정 업체가 총대를 멘 듯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가 줄줄이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해왔다. 지난해에도 버거킹을 시작으로 롯데리아ㆍ맥도날드KFC가 차례로 가격을 올렸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번번이 가격인상 사유로 제시하는 ‘원재료값 상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다. 원재료값이 실제로 제품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알 길이 없어서다. 프리미엄 라면은 이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예를 제시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프리미엄 라면의 원재료값은 일반 라면에 비해 평균 22.1% 높았다. 하지만 소비자가격 인상률은 평균 105.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감시센터의 한 관계자는 “패스트푸드의 원재료가 ‘소고기’라고 해도 정확히 어떤 부위를 사용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라면의 경우 주요 원재료인 소맥분과 팜유의 가격 추이를 보면 인상률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소고기는 부위도 많은 데다가 어떤 부위를 사용하고 있는지 업체 측에서 공개하지 않아 사실상 원재료값을 알기 힘들다.” 업체 측이 주장하는 원재료값 상승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거다. 어찌 됐든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릴레이 가격인상의 신호탄을 쏴올렸고, 소비자는 또 봉이 됐다. 가뜩이나 지갑도 갈수록 얇아지는데, 비용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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