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창훈의 머니 연금술

▲ 용돈 관리를 통해 자녀에게 올바른 소비 습관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자녀의 경제교육을 언제 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모든 교육이 그렇듯 정답은 없다. 다만, 자녀 스스로 ‘돈’의 개념을 깨치도록 돕는 게 진짜 좋은 교육이다. 용돈의 10%를 자녀 통장에게 넣도록 하고, 다음달 용돈을 부모와 협상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건 효율적인 경제교육임에 틀림없다.

한국만큼 교육열이 높은 나라가 세계에 있을까. 초등학교에 진학하기도 전에 3~4개의 학원을 다니는 것은 기본이니 말이다.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3개 회원국 성인(25~64세)의 학력 수준을 비교한 적이 있다. 그 결과, 한국은 부모 세대보다 자녀 세대의 학력이 높거나 같은 경우가 96%로, 조사국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올바른 소비, 지출관리, 저축 등의 경제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자녀의 경제 교육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400명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95.1%가 ‘경제교육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학부모는 0.8%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자녀를 위한 경제교육은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대부분의 전문가는 10세 이전에 돈을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돈과 숫자의 개념이 생기는 4세 때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의견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녀가 금전적 개념을 가질 무렵 경제교육을 시작하는 건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생기는 의문은 용돈을 얼마나 줘야 하느냐다. 몇살에 얼마의 용돈을 줘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의 용돈 사용처를 살피는 것이다. 용돈을 주기 앞서 자녀에게 용돈의 내역서를 만들게 해 부모와 상의하는 과정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용돈의 10%는 먼저 저축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예산에 맞춰 생활하게 만든다면 금상첨화다.

용돈 기입장을 작성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달 용돈을 받을 때 용돈 기입장을 놓고 부모와 함께 소비 항목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달 필요한 용돈의 금액을 협상하는 과정을 가지면 올바른 소비습관을 기를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팁을 주자면 자녀의 용돈을 저축하는 통장은 자녀 명의로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과세 혜택이 있는 장기 상품을 이용하면 먼 훗날 자녀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저축 상품의 비과세 혜택이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이자 소득세의 과세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모가 일정 금액을 함께 저축한다면 올바른 소비가 자산 증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과 돈이 쌓이는 재미를 자연스럽게 가르쳐 줄 수 있다.

누구나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95%의 사람이 돈 걱정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부자가 되지 못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전문가들은 ‘부자 습관’이 차이를 만든다고 얘기한다. 부자 습관의 핵심은 수입관리와 지출관리, 그리고 높은 경제IQ다. 수입관리와 경제IQ는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출관리는 한번 잘못된 습관을 가지면 고치기 어렵다. 많은 재산을 상속받고도 재산을 지키지 못해 가난해진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류창훈 한국경제교육원 대표연구원 ich9106@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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