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개성공단 폐쇄 리스크

▲ 쿠쿠전자는 개성공단 폐쇄 리스크를 극복한 첫 번째 기업이 될 수 있을까.[사진=뉴시스]
밥솥계의 절대 강자 쿠쿠전자에 ‘옅은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쿠쿠전자 개성법인의 가동이 전면 중단된 탓이다. 부랴부랴 쿠쿠는 대체인력을 모집해 생산량을 맞추고 있지만 이 때문에 발생하는 인건비 문제는 또 다른 리스크다.

쿠쿠전자는 국내 전기밥솥 시장의 1인자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평균 60%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실적도 탄탄하다.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액(6675억원)과 영업이익(916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17.8%, 16.6% 늘었다. 해외시장에서도 명성을 쌓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인기가 많다. 지난해 3분기에만 현지 매출액 255억원을 달성했다. 온라인 채널에선 외산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호재 속 위기도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182억원에 그친 것은 대표적 사례다. 회사 관계자는 “쿠쿠 말레이시아 법인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렌털사업을 진행하면서 마케팅·광고비용을 초과한 탓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조치(2월 11일)도 작지만 찜찜한 리스크다. 연 3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던 쿠쿠전자 개성법인이 가동중단됐기 때문이다. 북측의 자산동결 조치로 쿠쿠의 원·부자재도 묶여 있는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개성공단 생산제품 대부분이 동남아 수출용 저가품이라 손실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인건비 상승은 좋지 않은 변수 중 하나다. 쿠쿠전자는 개성공단 폐쇄 이후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했다. 경남 양산 본사 공장에 대체인력(60~70명)을 투입해 개성공단에서 빠진 부분을 메우기로 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2월 19일~5월 18일 1인당 주 노동시간을 최대 62시간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인건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개성공단 생산직 평균임금은 약 17만4000원(약 150달러)인 반면 쿠쿠전자 국내 직원의 평균 월급은 24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쿠쿠전자의 영업이익이 예년만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쿠쿠전자가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던 저가밥솥의 생산량을 줄이고 중·고가품 생산량을 늘리면 비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던 밥솥은 동남아 수출용이었기 때문에 그 비중을 쉽게 줄일 수도 없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개성공단 리스크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노미정 더스쿠프 기자 noet85@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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