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열풍 리스크 살펴 보니…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 12일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사진=뉴시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열풍이 불고 있다. 출시 12일 만에 가입자수 1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인기와 상품의 안전성은 별개의 문제다. 비과세 혜택만 보고 가입하면 낭패를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개월가량 여유를 갖고 금융회사별 수익률을 살핀 후 가입해도 늦지 않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금융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품 출시 이후 ISA에 가입한 계좌수는 102만7633계좌, 가입금액은 5881억8000만원에 달했다. ISA 출시 이후 12일 만에 가입자수 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가히 열풍이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금융회사도 ISA 때문에 난리가 났다는 점이다. 특히 시중은행은 ISA 가입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ISA계좌 개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은행의 이익구조에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은행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예대마진이 급속히 악화됐다. 가계대출을 정부가 막고 있는 데다 저금리가 유지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해결책은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당연히 비과세 혜택을 무기로 한 ISA의 출시는 은행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일단 개설된 계좌로 돈이 입금되면 손실이나 수익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수수료 수입이 발생한다. ISA가 은행에는 수수료 수입의 확대를 노릴 수 있는 최고의 상품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ISA가 고객에게도 좋은 상품이냐다. ISA에 가입한 고객은 수수료를 2번 지불해야 한다. 펀드에 투자하면 펀드 관련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계좌에서는 별도로 수수료를 떼간다. 전문가들은 고객의 계좌를 관리해주고 더 높은 수익을 올리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보증되는 것은 없다.

더 큰 문제는 계좌 계설 과정에 있다. 대부분의 은행직원은 ISA의 비과세 부문만 강조한다. 수수료 등은 다양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그러지 않는다. 물론 비과세 부분이 고객에게 이득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1년에 2000만원이라는 큰 금액을 5년 혹은 3년이라는 긴 기간에 인출하지 않고 운용할 수 있는 고객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ISA의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원금손실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SA는 언급한 대로 계좌에 투자금이 예치돼 있으면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웃도는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펀드ㆍ주가연계증권(ELS)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상품뿐이다. 비과세 혜택을 보려다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를 제대로 말해주는 시중은행은 거의 없다.

ISA 계좌 개설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분기별 또는 월별로 금융회사의 수익률이 공시될 예정이다. 수익률의 차이를 확인한 이후 ISA 계좌를 개설하거나 투자에 나서도 충분하다. 이미 계좌를 개설했어도 3개월 후에는 큰 손해 없이 해지가 가능하니 해지 후 다른 금융사로 옮기면 된다. 이에 따라 금융사별 실적을 비교한 후에 의사결정에 나서는 것이 안전하다. 굳이 맞을 필요가 없는 매를 앞장서서 맞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병복 금융산업평가 컨설턴트 bblee2@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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