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야근은 야식을 부르고, 동시에 아침을 거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184호 ‘아침 먹는 게 정말 좋나요?’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하루에 몇차례 식사하는 것이 건강에 유용하느냐는 논제를 올린 바 있다. 결론부터 내리자면 하루 세끼 식사가 좋다. 하루 한 끼니를 먹는 것이 좋다는 논리는 용도 폐기하는 것이 좋겠다.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와 열량을 한 끼 식사에 모두 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아침·점심·저녁으로 구분된 ‘3끼 식사’라는 제도권 아래에서 살아가기 힘들어서다. 하루에 2번 다른 이의 식사를 지켜만 봐야 한다는 것은 절해고도의 삶을 살지 않는 한 참기 힘든 경험이 될 것이다.

아침을 거르는 두 끼 식사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학업과 업무에 각각 집중할 학생이나 직장인은 아침 식사를 꼭 할 것을 권한다. 전날 저녁 식사 이후, 다음 날 점심까지 공복이 이어진다면 20시간 가까이 소화기관이 비어 있는 상태가 된다. 뇌와 신경계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쓰므로 혈당의 저하는 곧 뇌세포의 기능저하를 의미한다. 아침을 거른 채 학교로 향하는 학생은 총알 없는 총을 멘 군인과 같다. 특히 아침을 거를수록 점심과 저녁이 폭식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높은데 이것이 뱃살의 원인이 된다.

이처럼 중요한 아침 식사를 서양에서는 장시간의 금식을 깨는 첫 식사라는 의미로 ‘브렉퍼스트(breakfast)’라고 한다. 아침 식사 원칙을 지키는 것은 음주와 불규칙한 식습관의 예방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침을 먹기 위해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므로 이것이 곧 생활습관을 바르게 가져가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이다.

음식은 그 사람의 몸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당신이 먹어 온 음식이 지금 당신의 모습이다. 필자의 집 주위에 있는 택시회사에서 2교대로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의 예를 들어보자. 여러 번 언급했듯 필자의 저녁 식사 시간은 4시다. 이것이 그들의 교대시간과 일치하므로 식당에서 이들과 조우하는 일이 잦다. 그들은 왁자지껄 안주를 먹으며 술을 마신다.

이른 오후임에도 술병의 숫자가 참석인원수를 훌쩍 넘겼다. 오후 4시에 교대했으니 12시간 후인 새벽 4시에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텐데 웬 술을 저리 마시나 걱정이 된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과는 다른 출퇴근 방식, 그리고 운전의 스트레스가 이른 시간의 음주를 부르리라. 이렇게 직장인들의 야근이나 철야 근무 역시 야식을 부추기고 아침 식사를 거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생활을 바르게 하기 위해 생업을 버리거나 관리가 쉬운 직업을 택하기는 힘들다. 분명한 점은 우리의 삶이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면 각종 만성 질환의 위협을 벗어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주어진 여건을 나름의 방법으로 이겨내는 자기관리가 꼭 필요한 이유다. 그래야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삶을 살 것 아닌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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