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 진주 AI기업➊ 위버플

금융정보 데이터 15만건. 여기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보려면 얼마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AI 스타트업 위버플이 만든 금융검색엔진 ‘스넥’을 활용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원하는 정보가 펼쳐진다. 인공지능(AI)의 힘이다. 김재윤 위버플 대표는 “스넥은 사용자가 답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다”고 말했다.

▲ 김재윤 대표는 AI 산업이 수년 내에 사람들에게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김재윤 위버플 대표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네이버의 전신 NHN에서는 개발자로 4년간 일했다. 공인회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벤처캐피털에서 스타트업 기업들에 투자를 진행했다.

김 대표의 별난 이력만큼 ‘위버플(Uber to people)’의 시작도 남달랐다. 현재 최고기술이사로 있는 정재필 CTO와는 NHN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각자 다른 길을 걸었지만 김 대표가 몸담고 있던 벤처회사가 정 이사의 회사에 투자하면서 연이 이어졌다. 그러다 2013년 사람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위버플을 창업했다.

위버플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금융검색엔진 ‘스넥(SNEK)’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우수 스타트업 기업에 꼽혔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처음부터 AI를 가지고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닙니다. NHN에 있을 때 게임을 만들었어요. 잘 만들었는데 잘되진 않았죠. 사용자가 원하는 걸 찾는 게 중요하더라구요.”

그는 먼저 금융의 속성을 살폈다. 개미들이 가지고 있는 금융 정보를 한데 모으면 사업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신통치 않았다. 금융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이 할 수 있는 서비스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떠올린 게 기술이었다.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취합해 AI 기술을 통해 제공하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될 것 같았다. 위버플이 스넥을 만든 이유다. 스넥은 15만건의 금융정보데이터를 기반으로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금융정보만을 골라서 보여준다.

“AI라고 다 같은 기술은 아닙니다. 알파고는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답을 도출하지만 그 이유가 왜인지는 설명하지 않죠. 그러나 스넥은 사용자가 답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답을 찾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수많은 데이터를 ‘선별해서’ 제공하는 거죠.”

김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계산 엔진을 추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계산 엔진을 추가하면 금융정보를 사용자가 필요한 방식으로 가공해 제공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 인구 대비 GDP’를 검색하면 ‘한국’ ‘인구’ ‘GDP’라는 단어가 들어간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고 데이터에서 ‘한국 인구수’와 ‘국내 GDP’를 각각 추출한다. 그다음 국내 GDP를 인구수로 나눈 값을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이처럼 계산엔진은 사용자가 데이터를 찾고 연산하는 시간을 생략해준다.

김 대표는 미래의 AI 기술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지금은 AI가 낯선 기술이지만 수년 내 모듈화되고 더 이상 새롭지 않은 기술이 될 겁니다. 중요한 것은 AI가 아니라 이 기술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거냐는 거죠. 위버플은 많은 것 중에 금융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강다은 더스쿠프 기자 eundak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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