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상권 뜬다

역세권은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다. 하지만 역과의 근접성이 좋을수록 몸값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다 업종 간 경쟁도 치열하다. 자금에 여력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역세권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몰리는 알짜 상권을 알아봤다.

▲ 몸값이 비싸고 업종 간 경쟁도 뜨거운 역세권 대신 새로운 알짜 상권이 주목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건 ‘입지’다. 당연한 말이지만 상권이 발달한 입지일수록 투자 위험이 적어서다. 이런 입지로는 역세권이 꼽힌다. 많은 도심 지역의 상권이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역세권은 유동인구와 소비층이 풍부해 공실이 적고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역세권에도 단점은 있다. ‘역세권 프리미엄’이 붙어 매매가가 비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자금에 여력이 없는 투자자는 역세권 대신 효율이 좋은 ‘알짜 상권’을 노려야 한다. 공시지가는 주변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유동인구가 많아 입점효율이 높은 곳을 찾아야 한다는 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역세권을 잇는 알짜 상권으로 ‘대학가 상권’ ‘항아리 상권’ ‘골목상권’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 젊은층 몰리는 대학가 상권 = 업계에서 꼽는 알짜 상권 1순위는 대학가 상권이다. ‘대학생’이라는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또한 대학가 주변은 대중교통 여건이 우수하고 각종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임차인의 거주기간이 길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번 집을 구한 대학생의 경우 임대조건이 맞으면 졸업과 취업 이후에도 계속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꾸준하게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대학가 상권은 서울 강남이나 도심 주요 지역보다도 적은 자금으로 투자가 가능한 탓에 수익률이 높다. 업계에서는 대학가 상품의 투자수익률을 평균 5%로 보고 있다. 업무시설이 많은 서울 강남권 일대의 투자 수익률이 3%에 머물러 있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대학가 상권의 인기는 청약 성적이 증명하고 있다. 최근 청약을 실시한 서울 마포구 ‘공덕파크자이’ 상업시설의 경우 57개 매장에 대한 청약 접수를 실시한 결과 일반분양 57개 매장 모집에 평균 약 68대1, 최고 2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을 마감했다. 이틀 동안 몰린 청약금만 387억6000만원에 이른다. 인근에 서강대ㆍ연세대가 위치해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홍익대 인근의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총 448실 분양에서 평균 13.7대 1을 기록, 계약시작 후 1주일 만에 100% 계약에 성공했다.

불황 없는 대학가 상권

■ 돈 모이는 항아리상권 = ‘항아리 상권’도 대표적인 알짜 상권이다. 항아리 상권이란 특정 지역으로 상권이 한정돼 소비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곳을 말한다. 대개 주위에 5000여 가구 이상 아파트가 들어섰다면 항아리 상권으로 볼 수 있다. 이 상권의 가장 큰 장점은 풍부한 배후수요와 독립성이다. 역과 거리가 다소 멀어 다른 지역으로 나가기 불편한 탓에 입주민이 몰리게 마련이다.

실제로 항아리 상권에 위치한 매장은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 3분기 기준 대표적인 항아리 상권인 목동 상권의 집합매장용 상가 투자수익률은 1.8%로 서울 평균 수익률인 1.6%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인천 계양구의 계산택지지구 인근 상권의 집합매장용 수익률은 2.0%가량이다. 인천시 주요 상권 중 가장 높다. 공실률도 비교적 낮다. 한국감정원의 목동 3분기 공실률은 중대형 매장용 상가가 2.3%로 서울 평균(7.5%)에 못 미쳤다. 계양구 또한 8.8%로 인천 평균(9.7%)보다도 낮았다.

■ 백조로 탈바꿈한 골목상권 = 한때 교통이 불편하고 유동인구가 적어 애물단지로 불리던 골목상권 역시 최근에는 수익률이 높은 상권으로 분류된다. 중심상권에 가려 빛을 못 보던 골목상권이 급속하게 부각되면서 새로운 알짜 상권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골목상권이 주목받고 있는 건 대형 프랜차이즈의 획일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작고 개성 있는 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이유다.

이태원 경리단길은 골목상권의 대표 주자다. 경리단길은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주택과 빌라가 주류를 이루던 동네 상권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임대료는 물론 권리금, 매매가격까지 모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경리단길 상가 평균 임대료는 2009년 83만원(전용면적 33㎡ 기준)에서 2015년 3분기에 105만원으로 5년 사이에 약 27% 정도 상승했다.

점포 권리금도 오르고 있다. 경리단길의 한 초입 카페의 권리금은 1억2200만원, 카레 전문점(전용 60㎡)의 권리금은 1억500만원 정도로 3년 동안 5000만원 넘게 올랐다. 연남동 카페거리 역시 주목받는 골목 상권이다. 최근에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겨냥한 제조ㆍ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숍, 중저가 화장품 가게 등 쇼핑센터가 들어서면서 글로벌 상권으로 거듭났다. 개성 있는 편집숍, 플래그십 스토어, 길거리 공연 등도 외국인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골목길의 조용한 부활찬가

골목상권에선 업종 선택이 중요하다. 골목상권이 젊은층 위주의 트렌디한 상권인 만큼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지 않는 점포는 승산이 없다. 남들 다하는 음식점을 고집할 게 아니라 콘셉트를 차별화해야 한다. 가령 교통이 불편해 자가용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공간을 잘 활용해 주차장을 만드는 것도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임대수익과 차익을 동시에 기대한다면 리모델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확장된 골목상권에는 주택이 많기 마련이다.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하고 리모델링을 거치면 수익률을 높이는 동시에 매매가도 올릴 수 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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