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규의 生生 소형주 | 정밀화학 소재 생산업체 휴켐스의 경쟁력

▲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은 휴켐스의 호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사진=아이클릭아트]
유가 바닥론이 등장하면서 정유ㆍ화학 관련주들이 강세를 띠었다. 하지만 유독 주목을 끌지 못한 곳이 있는데, 정밀화학 소재 생산업체 휴켐스다. 지난해 실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 앞에는 탄소배출권 가격상승, 배당률 상승 등 호재가 많다. 주가가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휴켐스는 정밀화학 소재 생산업체다. 2002년 남해화학에서 분할된 후 그해 10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주요 생산품은 폴리우레탄(TDI)의 원료인 디니트로톨루엔(DNT)•모노니트로벤젠(MNB)•질산암모늄 등이다. TDI는 합성섬유•페인트•스펀지 등 다양한 화학제품에 활용되는 원재료다. 건설•자동차•가구•일상용품 등 적용 범위가 방대하다.

휴켐스는 DNT와 질산암모늄을 국내에서 독점 공급하고 있다. 섬유를 염색하는 염료, 화장품의 원료인 안료•페인트•잉크 등에 사용되는 희질산의 생산 규모는 아시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암모니아 생산을 위한 말레이시아화학단지 조성에 약 1조원을 투자했고, 2018년 공장이 완공된다. 계획대로 이듬해부터 가동되면 최대 1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암모니아 제조사가 된다. 이는 국내 수입량의 70% 규모다.

휴켐스의 지난해 실적은 썩 좋지 않았다. 주요 전방산업인 TDI의 공급 과잉으로 고객사의 공장가동률이 감소한 탓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6000억원(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3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 17% 줄었다. 이 와중에 말레이시아화학단지 조성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의심하는 분위기까지 생겨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암모니아 가격도 동반 추락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주가가 연초 대비 약 50% 떨어진 건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휴켐스의 분위기는 다르다. 무엇보다 주가가 올 들어 저점 대비 약 40%나 상승했다. 상승세의 원인은 낮아진 주가만큼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이 올라서다. 최대주주인 태광실업을 포함한 특별관계자들이 지난해 4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지분율을 높이고 있고,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의 잇따른 러브콜을 받으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1분기 실적도 지난해 4분기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지난해 4분기에 반영된 임직원 스톡옵션 보상비(약 27억원)가 1분기에는 없다. 4월 일본의 미쓰이화학이 노후 설비(약 12만t 규모)를 영구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도 긍정적이다. 미쓰이화학이 생산 규모를 줄이면 경쟁사인 OCI•한화화인케미칼•한국바스프 등의 공장가동률은 올라가는데, 이들 기업은 휴켐스의 주요 고객사다.

최근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휴켐스는 탄소배출권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4만t의 탄소배출권을 팔았고, 올해는 약 180만t을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 t당 가격이 1만8500원이라는 걸 감안하면 약 100억원의 부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가 바닥론의 확산으로 정유•화학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휴켐스는 뚜렷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실적 개선과 탄소배출권 가격의 상승세 등 주가부진을 만회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런 이유에서 목표 주가로 2만3000원을 제시한다.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cmk@ozstock.co.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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