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ㆍLG전자 2분기 실적 전망

1분기는 통상 IT업계의 ‘비수기’로 통한다. 연말 후유증, 연초 명절, 입학시즌 등으로 가계지출 요인이 워낙 많아서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세가 2분기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매출의 증감이 심상치 않아서다.

▲ 전문가들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7 시리즈의 흥행이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입을 모았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나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 전망치 5조원, 자사 전망치 5조4500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5.5%나 늘어난 50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31일 출시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마트폰 G5의 실적이 미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부신 실적이다. ‘1분기는 비수기’라는 공식을 깨뜨리고 깜짝 실적을 발표한 두 회사에는 주력 제품의 흥행, 원자재 가격 인하, 높은 환율으로 인한 차익 실현 등 세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삼성전자를 보자. 전문가들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의 흥행이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7은 시장 예상치 600만대를 뛰어넘어 출시 20일 만에 1000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D램 수요의 증가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까지 냈다.

LG전자는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국내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OLED TV 판매가 늘었다. 해외에선 지난 1월 미국시장에 먼저 선보인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프리미엄 세탁기, 냉장고 등이 선전했다. LCD 패널과 플라스틱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져 생산 비용이 크게 절감된 것도 수익성 향상을 부추겼다. 관건은 두 회사의 좋은 실적이 2분기까지 이어지느냐다. 익명을 원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관점을 견지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건 긍정적이지만 매출 측면에서 보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게 이유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4% 늘었지만 매출은 같은 기간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5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의 간극이 더 커진다. 지난 1분기 매출은 2015년 4분기 대비 8.1%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7.5% 늘었다. LG전자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지만 매출은 되레 4.5% 감소했다. 이는 두 회사의 어닝서프라이즈 중심에 ‘환율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12 02.4원으로 직전분기 1157원과 대비해 3.9 % 올랐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의 출시일이 전작보다 빨라진 것이 1분기에는 호재로 작용했지만 2분기부터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실적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달러 기준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는데도 이익이 증가한 것은 환율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LG전자를 담당하고 있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는 가전제품의 원가 절감과 지난해 1분기 신흥국의 불안정한 환율로 큰 손실을 입었던 것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2분기에는 G5 판매가 본격화하고,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나겠지만 1분기처럼 깜짝 실적을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강다은 더스쿠프 기자 eundak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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