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연금술 | 사랑 받는 부모의 조건

▲ 노후에도 자식에게 존경 받는 부모가 될 수 있어야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사진=뉴시스]

자식이 원하는 부모는 시시각각 변한다. 어린 시절에는 잘 놀아주고 용돈을 많이 주는 부모가 최고의 부모다. 자식이 장성하면 부양해야 할 대상보다는 조금이라도 의지할 수 있는 부모가 환영 받는다. 씁쓸한 사실이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부모들이 은퇴한 이후 작은 소득이라도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모는 늘 자신의 자녀에게 존경받고 환영받기를 원한다. 이는 자녀가 어릴 때도 그렇고 나이가 들어 취직을 하거나 결혼을 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자녀에게 환영 받는 부모는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첫째, 건강한 부모다. 옛말에 ‘비비고 기댈 수 있는 언덕’이란 말이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면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통용된다.

하지만 부모가 건강하지 못하면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자녀의 안식처가 돼주지 못한다. 게다가 부모가 병들고 아프면 자녀는 부모를 기댈 수 있는 언덕이 아닌 부양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자녀들이 효자든 불효자든 병든 부모를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환영 받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건강해야 한다.

둘째, 은퇴하지 않은 부모다. 자녀가 독립하고 난 이후에도 계속 자기 일을 가지고 활동하는 부모가 환영받는다. 유의할 점은 소득 규모가 별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매일 가야 할 곳이 있으며,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적은 금액이라도 벌 수 있는 게 중요하다. 물론 늦은 나이까지 일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삼팔선(38세에 퇴직여부 선택),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도둑), 육이오(62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오적) 등 직장인의 어려움을 뜻하는 신조어가 계속해서 탄생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더하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고민해 봐야 한다. 국가정책, 제도적인 지원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된다.

소득이 발생하는 경제활동을 하기 어렵다면 자원봉사와 같은 활동도 괜찮다. 최근에는 소정의 활동비를 지원해주는 자원봉사도 많다. 셋째, 연금소득이 있는 부모다. 연금소득에는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운용할 수도 있고 개인연금을 준비하는 방법도 있다. 과정은 다를 수 있지만 매월 고정적인 소득이 발생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혹자는 돈에 의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달라진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경제적인 문제로 자녀와의 관계가 악화되거나 등을 지는 경우는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실이 가슴 아픈 일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노력해야 한다.

나 자신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노력하고 자녀와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더 건강해야 한다. 가능하면 늦게까지 일할 수 있는 조건이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득은 연금형태로 준비해 놓아야 한다. 환영 받는 부모로 산다는 것, 그것은 단지 자녀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길어진 노후를 살아가는 지혜의 또 다른 모습이다.
류창훈 한국경제교육원 대표연구원 lch9106@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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