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맥주 창시자 “거품으로 거품 잡다”
크림맥주 창시자 “거품으로 거품 잡다”
  • 이호 기자
  • 호수 188
  • 승인 2016.04.26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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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호 플젠 대표

▲ 김양호 대표의 바람은 플젠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맥주전문점으로 만드는 거다.[사진=더스쿠프 포토]
2006년 생맥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왔다. 주인공은 크림생맥주였다. 크림처럼 부드러운 거품이 생맥주 위에 가득하면서 일명 거품수염이라는 유행도 만들어졌다. 당시 생맥주 위에 있던 거품을 걷어내고 먹던 시절에 크림생맥주를 만든 이는 누굴까. 김양호(47) 플젠 대표다.

김양호 대표의 삶을 뒤돌아보면 운명처럼 프랜차이즈와 연결돼 있다. 학사장교 출신인 그는 2000년 제대 후 첫 입사한 곳이 지금은 유명한 프랜차이즈 치킨 회사였다. 제대 후 여러 회사를 알아보다 군 동기의 소개로 입사했다. 한마디로 먹고살기 위해 들어간 회사다. 하지만 그의 한번의 선택이 평생 그가 살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이 됐다. 이후 그는 유명 생맥주전문점 가맹본부 등에서도 일을 하면서 생맥주와 치킨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된다.

2005년 여러 가지 이유로 회사를 퇴사한 그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인지 갈등에 휩싸인다. 그런 그에게 우연히 들어온 것은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축사 내용이었다. “‘매일매일을 마지막 날처럼 살아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자신의 영감을 따르라’는 잡스의 말이 간절했던 저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진짜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생맥주전문점을 생각했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가족을 설득하고 집을 담보로 작은 회사를 설립했다. 지금의 다산에프앤지다. 다산은 정약용 선생의 호다.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시장을 개혁해 보자는 생각에서 정했다.

그가 첫선을 보인 크림생맥주는 흥미롭게도 ‘거품’을 재해석한 제품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생맥주의 거품을 걷어내고 먹던 시절이다. 그는 해외에서도 부드러운 거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생맥주를 따르는 코크 축출기를 분해해서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했다. 입자를 더 작게 만들면 부드러운 거품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새로운 코크 축출기를 개발했다. 아울러 당시 생맥주는 500cc라는 인식을 깨고 400cc도 선보였다. 여기에 얼음을 이용한 순수자연냉각방식의 냉각기도 개발했다. 특허까지 획득했다.

 
2006년 5월 강동구 성내동의 작은 골목에 첫 직영점을 오픈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처럼 바로 대박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그해 9월 말에 열리는 창업박람회에 참가했다. 이곳에서 2개의 가맹계약을 성공시켰다. 이후 3개월만에 4개의 가맹점이 추가로 개설되면서 플젠은 시장에 성공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플젠은 체코의 도시 이름이다. 최초의 라거맥주가 탄생한 지역이다.

플젠의 특징은 소비트렌드에 발빠르게 적응한다는 거다. 매년 2회에 걸쳐 신메뉴를 론칭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단골 고객조차 새로움을 느낀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2006년 오픈한 미금점이나 2007년 오픈한 사당점은 아직도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그는 창업시장의 폐해 중 하나인 따라하기식 창업을 비판한다. 이유는 본사는 살 수 있을지 몰라도 가맹점이 어려워진다는 거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존재하죠. 사업시작부터 가맹점 입장에서 모든 것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플젠을 대한민국 정통 맥주전문점으로 만드는 게 바람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입맥주를 마시듯, 외국인들이 플젠을 통해 한국 맥주의 진정한 맛을 찾기 원한다는 거다. 30~40년 후에도 플젠의 맥주 맛을 기대해 보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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