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으로 본 소비자 피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 이용자들이 O2O서비스를 선택하는 이유다. 한마디로 ‘기존보다 빠르고 싼 서비스’라는 거다. 실제로 O2O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어 현장에서 발품을 팔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서비스의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 우리보다 O2O 서비스 시장 규모가 큰 해외에서는 편리한 서비스가 끔찍한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존 방식보다 빠르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발간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기록된 O2O 서비스 이용자의 생각이다. 문제는 편리함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들이지만 정작 이용자의 권익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O2O서비스 중 피해가 가장 많은 부분은 부동산 중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직접 발품을 팔지 않고도 원하는 가격별ㆍ지역별로 매물을 확인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용자는 온라인을 통해 미리 원하는 조건의 방을 찾아 놓고 중개업자에게 연락한다. 나중에 실물과 온라인에 나와 있는 조건이 맞는지 확인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허위ㆍ미끼 매물을 올리는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허위 매물에 낚인 고객이 중개업자가 소개하는 다른 방을 전전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매물이 사진과 다르거나 온라인에는 없던 비용이 추가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허위매물 검수팀을 투입, 시세보다 유독 저렴한 방을 따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백~수천 건의 매물을 전부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 한 중개업체는 헛걸음 보상제도를 마련해 허위 매물을 소개받은 경우 일정 금액을 돌려주는 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일회성 보상제도라는 한계가 있다.

우리보다 O2O서비스 시장 규모가 큰 해외에서는 편리한 서비스가 끔찍한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택시기사가 손님에게 총을 겨눈 우버 택시나 투숙객을 성폭행한 에어비앤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용자들의 후기나 별점만 보고 서비스를 신뢰한 이들이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는 중개플랫폼 역할을 하는 사업자와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가 달라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7년 전에 나온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기반서비스사업 기본법(인터넷기본법)’ 제50조 ‘인터넷기반서비스 이용자 피해구제 사업’에는 이런 피해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정부는 인터넷기반서비스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인터넷기반서비스발전기금을 설치한다. 거짓 사실로 이용자를 유인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실시하지 아니함으로써 이용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업자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많은 O2O서비스들이 서비스나 서비스 제공자의 신뢰도를 리뷰시스템이나 소셜프로필에 의존해 설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때문에 신뢰성 문제가 자꾸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O2O서비스의 부작용은 산업계 스스로의 노력으로 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적절한 대처와 업계의 노력이 동시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강다은 더스쿠프 기자  eundak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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