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전과 발전소 잇는 수직계열화 추진 예정

SK가 개별광구에 대규모 투자를 할 예정이다. SK의 올해 첫 자원개발 투자다. 

SK는 7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SK E&S 문덕규 대표, 미국 코노코필립스의 크리거(J.T. Creeger) 서부호주대표, 호주 산토스의 데이비드 녹스(David Knox) 대표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호주 바로사-깔디따(Barossa-Caldita) 가스전 지분 매매계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 7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지분 매매계약 서명 후 손을 맞잡고 있는 코노코필립스 토드 크리거 서부호주대표, SK E&S 문덕규 사장, 산토스 데이빗 녹스 대표이사(왼쪽부터)


SK는 바로사-깔디따 광구의 지분을 가진 코노코필립스(지분율 60%)와 산토스(지분율 40%)의 지분 중 일부를 취득해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이 광구에 대한 지분은 SK와 코노코필립스가 각각 37.5%, 산토스가 25%를 보유하게 된다. 이 계약을 위해 SK는 JP모건와 영국 로펌 노튼로즈(Norton Rose)로부터 자문을 받았다.

바로사-깔디따 가스전은 호주 노던 테리토리(Nothern Territory) 주의 주도인 다윈시로부터 약 300㎞ 북서부 해상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서울시의 2배인 약 1300㎢에 이른다. SK는 가스전 개발이 성공하면 이를 LNG로 전환해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국내 연간 LNG 소비량은 연간 약 3000만t으로 전량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국내 LNG의 안정적 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번 사업에 3억1000만 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한다. 평가정 시추를 통해 충분한 매장량이 확인되면 추가로 12%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총 49.5%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옵션을 갖는다. SK는 LNG 개발 성공유무에 따라 투자 규모가 최대 5억2000만 달러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1983년부터 진행한 SK의 자원개발 투자사업 중 개별광구 단일 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런 투자는 최태원 SK 회장의 자원부국 경영 강화에서 비롯됐다. 최 회장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SK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액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2008년 5000억원을 돌파한 해외자원개발 투자액은 지난해에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SK는 올해 약 2조원을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남아,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해외광구 직접투자, 자원개발회사 인수도 검토 중이다.

최 회장은 그동안 가스전부터 발전소까지 잇는 천연가스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강조해왔다. 탐사, 개발, 생산, 유통을 아우르는 경쟁력 확보로 사업 안정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SK는 2010년 페루 LNG 사업에 참여해 국내 기업 최초로 가스 생산부터 제품 유통까지 수직계열화 체계를 완성한 경험이 있다. 또 생산된 제품 중 일부 물량을 국내로 수입, 국내 LNG 공급에 기여하고 있다. 당시 최 회장은 페루와 같은 성공사례 발굴을 지시한 바 있다.

특히 SK는 페루 LNG프로젝트 수행 인력 등으로 구성된 LNG TF을 2010년에 발족시켜 운영해왔다. 구성된 지 2년여 만에 낸 첫 성과물이다. SK E&S 대표이사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LNG TF의 진행 상황을 체크하며 챙겨온 덕분이다.

현재 전 세계 16개국 26개 광구에서 유전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SK는 현재 페루, 예멘, 카타르, 오만 등 4개의 LNG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실적은 상승  곡선이다. 2003년 자원개발 매출액 1000억원을 넘긴 SK는 지난해 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만우 SK 전무(홍보담당)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리스크가 높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라며 “이번 계약으로 SK의 자원부국 경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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