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재무설계 | 로보어드바이저

▲ 투자 영역에 로봇의 능력을 활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본격적인 도입이 멀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 이후 로봇 관련 산업이 주목 받고 있다. 재테크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투자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에 따른 객관적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심리까지 파악할 수 있을진 의문이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fintech)’ 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혀 다른 분야인 IT와 금융이 융합해 고객에게 조금 더 편하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빅 데이터를 활용해 패턴을 찾고 향후 결과를 예측하는 ‘머신 러닝’ 기술이 마케팅ㆍ투자관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바야흐로 ‘로보어드바이저’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프라이빗뱅커(PB)로 불리는 전문가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 맞춤설계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가 보편화 되면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관리 서비스가 대중화될 전망이다. 우선 고객의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상담이 가능해 시간과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PB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면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실제로 로보어드바이저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더욱 많은 수의 고객을 관리할 수 있어 유지보수 비용이 감소한다. 덩달아 고액의 자산관리 비용도 줄일 수 있다. 2000년 중반 미국에서 등장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도 저렴한 서비스 비용과 편리함으로 인기를 끌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자산관리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투자자가 자신의 재무적 상황을 입력한다. 이후 다양한 질문을 통해 투자자의 위성 감수 성향을 진단하고, 투자자금의 성격, 투자 금액, 목표 수익률 등을 설정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이를 분석해 투자자에게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시장상황에 맞게 자산의 비중을 조절해 리스크를 줄이며 수익 목표를 실행해나간다. 게다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투자할 대상을 분석할 수도 있다. 과거 10년의 주가 움직임, 기업의 실적이나 거래량 추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주가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투자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처럼 주관적인 판단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시장을 흔드는 이슈에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결과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위기 시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로보어드바이저에 데이터 오류는 치명적일 수 있다. 심리적 위험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데이터만큼 투자심리도 시장의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논란이 있지만 핀테크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결정으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누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규제나 제도적 뒷받침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진화한 재테크 시장에 들어섰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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