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손 | 선택과 집중

▲ 로만손이 주얼리·핸드백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로 사명을 바꾼다.[사진=뉴시스]
승승장구할 줄 알았건만 ‘메르스’라는 변수를 만났다. 그 때문인지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기댈 곳은 한류스타가 등장하는 드라마 PPL뿐이었다. 기대에 부응했지만 또다시 변수가 등장했다. 로만손 이야기다.

“제이에스티나(주얼리핸드백 브랜드)는 2016년 중국 여심女心을 흔들 것이다.” 지난해 5월 로만손의 주얼리 사업을 내다본 A증권사의 리포트 내용이다. 로만손의 주얼리 사업이 시계 매출액을 넘어서면서 주얼리ㆍ핸드백 사업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였다. 제이에스티나의 중국 현지 백화점 입점으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거라는 기대까지 더해진 전망이었다.

하지만 전망이 무색하게 악재가 몰아쳤다. 지난해 5월 중순 예기치 못한 메르스 사태가 터진 거다. 장기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얇아진 소비자의 지갑은 더욱 굳게 닫혔다. 외국인 관광객 발길도 끊겼다. 면세점과 백화점을 핵심 채널로 두고 있던 로만손도 타격을 입었다.

 
매출은 1586억원에서 155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6억원에서 41억원으로 60.0%나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6.5%에서 2.7%로 떨어졌다. 회사 측은 “국내 경기가 부진했고 메르스 사태까지 겹쳐 2·3분기 매출이 감소한 탓”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1년 후. 상황은 반전됐다. 로만손이 PPL을 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대박을 쳤고, 여주인공이 착용하고 나온 로만손의 ‘제이에스티나’ 주얼리와 가방은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드라마 PPL 효과로 올해 매출은 1755억원, 영업이익은 11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라마 방영 전 월 70억원이던 주얼리 매출이 100억원 대로 증가하고 있으며, 할인율도 떨어져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거다.

그런데 이 PPL이 최근 말썽이다. 제이에스티나 광고모델로 활동한 배우와 초상권  침해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하나 더, 개성공장도 숙제다. 로만손은 2005년 개성공장을 준공해 손목시계를 생산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됐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시계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있다”면서 크게 미련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핵심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캐시카우인 ‘제이에스티나’로 아예 사명을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1년 전 전망처럼 일단 여심을 흔드는 데는 성공했다. 남은 과제는 한국을 대표하던 시계업체 ‘로만손’이 글로벌 종합패션 기업 ‘제이에스티나’로 어떻게 비상할 수 있느냐다.   
김미란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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