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배신 당하지 않는 방법

▲ 연금보험 계약자와 보험사 간 입장 차이를 좁혀야 서로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사진=아이클릭아트]
우리는 종종 별것 아닌 일로 오해하고 배신감을 느끼면서 등을 돌린다. 배신감을 느낀 후에는 신뢰를 회복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 때문에 별것 아닌 일로 배신감을 느끼기 전에 사소한 일이라도 물어보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험으로부터 배신을 당하지 않는 방법도 이와 똑같다.

지난 4월 한 방송사에서 ‘연금보험의 배신’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다. 금융권 일선 창구에서는 ‘내 연금보험은 괜찮은 거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답한 금융기관 종사자는 아무도 없었을 거다. 인간관계에서 배신이란 대부분 서로의 기대수준 차이에서 비롯된다. 나는 엄청난 기대를 하고 사랑을 줬는데 상대방은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랑을 준다면 배신당한 기분이 들 것이다. 연급보험도 마찬가지다.

일단 방송에서 지적한 연금보험의 폐해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확정금리로 연금보험을 팔아놓고 왜 기대에 못 미치는 연금을 지급하느냐는 거다. 이 문제의 핵심은 특정상품을 기본연금과 배당연금으로 나눠 파는 관행에 있다. 이럴 때 기본연금은 확정금리를 지급하고, 나머지 배당연금은 확정금리를 보장한다는 문구가 없다.

배당연금은 흔히 연금보험상품명에 ‘(유)’라던가 ‘유배당’이라는 문구가 있는 걸 말하는데, 요즘 이처럼 배당을 하는 상품은 거의 없다. 상품 판매 당시는 고금리 상황이었지만 연금을 실제로 수령하는 시점인 요즘에는 저금리 상황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당을 할 만한 이익이 생기지 않는다. 보험사는 기본연금으로만 연금액을 지급하게 되고, 가입 당시의 예시액에 훨씬 못 미치는 연금이 지급된다.

다른 하나는 변액연금보험의 문제다. 방송은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을 측정하는 방법을 문제 삼았다. 모든 변액연금보험은 보험사에 지불하는 ‘사업비’라는 명목의 비용을 차감한 보험료로 투자를 해서 수익을 올린다. 이 때문에 보험사는 계약자의 수익률을 계산할 때 사업비를 제외하고 실제 투입한 보험료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한다.

하지만 계약자는 ‘내가 낸 돈’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는데, 이게 바로 ‘실효수익률’이다. 실효수익률로 따져 계산해보면 최근 3년간 모든 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는 사실(금융소비자연맹 발표)이 드러난다.

결국 연금보험 계약자가 생각하는 기대와 보험사가 기대하는 수준은 애초부터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계약자는 기본연금이니 배당연금이니 하는 내용들을 계약 당시에는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내가 낸 돈 전부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는 게 옳다고 믿었던 고객은 억울할 것이다. 당연히 고객들은 ‘배신당했다’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 해법은 없을까. 계약자와 보험사간 기대치의 간극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그러려면 계약자가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혹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거라도 보험사에 물어보고 확인해야 한다. 예시액이 연금을 받는 시점에도 가능한지, 사업비를 제외하고 실제로 수령 가능한 금액(수익률)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수시로 혹은 최소한 분기별로라도 보험사나 판매인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배신도 없다.
이병복 금융산업평가 컨설턴트 bblee2@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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