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저자에게 묻다「연금부자들」이영주 상무

「연금부자들」을 저술한 이영주(43) 한국재무설계 상무는 “노후는 이벤트가 아니라 인류 역사상 100세 시대를 처음 맞이하는 우리 세대는 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국내 최초 연금전문책인 삶”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테크가 아닌 산産테크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돈보다 중요한 건 소득이라는 거다.

▲ 이영주 한국재무설계 상무는 "주택과 자녀교육에 올인하느라 노후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 「연금부자들」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연금’이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단 책입니다. 물론 연금 내용을 하나의 주제로 다룬 재테크 서적은 많습니다. 하지만 연금 전문책은 찾기 힘듭니다. 다들 노후연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연금전문책’이 없다는 점이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 그 이유가 뭔가요.
“연금을 노후의 필수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하나의 옵션, 금융상품의 하나로 생각해서입니다. 100세 시대는 인류 역사상 단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이런 시대에 「연금부자들」이 노후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씨앗이 됐으면 합니다.”

✚ 책에서 ‘평생월급 500만원을 만들자’고 주장했습니다. 가능한 목표인가요.
“인생에는 여러 필요자금이 있습니다. 결혼자금, 주택자금, 자녀교육자금, 노후자금 등이죠. 대부분의 필요자금은 일정한 시기에 목돈이 필요한 이벤트 자금입니다. 하지만 노후자금은 다른 자금들과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노후는 이벤트가 아닙니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노후는 삶입니다.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노후자금은 한두달, 1·2년이 아니라 30년 이상 필요한 자금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이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면서 인생의 진로를 고민하는 만큼 노후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더군다나 노후는 젊은 시기와 달리 활동력·판단력·기억력이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이런 맥락에서 3층 구조의 노후연금체계가 중요한가요.  
 “당연합니다. 노후 생활비는 기초 생활비·적정 생활비·여유생활비 등 3가지로 구분됩니다. 통계를 보면, 노인 가정의 최소 생활비는 150만원 안팎입니다. 우리나라의 노후준비 방법은 공적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3층 보장체계로 구성돼 있습니다. 따라서 공적연금(국민연금)으로 기초생활비 약 150만원을 준비하고, 퇴직연금으로 부족한 기초생활비를 보완하는 게 좋습니다. 개인연금은 이와 별도로 150만원 상당을 준비하는 게 유효합니다.”

✚ 자녀교육비, 주택마련 등을 감안하면 이런 구상이 ‘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습니다.
“주택, 자녀교육, 노후…. 인생에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건 없습니다. 이 가운데 무엇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셋 다 동등한 관점에서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눈앞에 닥쳐있는 주택과 자녀교육에 올인하느라 노후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시기적으로 맨 뒤에 있다는 이유로 노후를 포기해선 안 됩니다. 스스로 적절한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보다 평생연금이 더 든든하다고 주장하셨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젊은이들이 직장을 고를 때도 안정적인 직장을 제일 선호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안정성은 노후에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을 통해 매달 고정적인 소득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에서 생기는 월세 등의 소득은 연금에 비해 불안한 요소가 훨씬 더 많습니다. 각종 세금과 비용은 물론이고, 세입자와의 갈등, 세입자 교체시에 발생하는 공실과 비용, 더군다나 경기위축이나 경제상황 불안에 따른 월세 소득의 감소 등 다양한 위험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젊은이들도 일일이 대응하기 힘든 위험 요소들을 나이 80~90세가 돼서 감당할 수 있을까요?”

✚ 그래서 재테크가 아닌 ‘산産테크’를 주장하는 건가요.
“재산財産이라는 한자를 보면, 재물 재財, 생산 산産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재산은 재물과 소득이 둘다 있어야 한다는 의미죠. 그런데 현 세대는 재물을 불리기 위한 재테크에 미쳐 있습니다. 재테크에 미쳐서 재물을 불리면 좋을 것 같지만 결국 이 재물들이 노후에는 위험 요소가 됩니다. 반면 재물이 적어도 생산, 다시 말해 평생 할 일과 소득이 있는 사람들은 노후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이 논리는 수천년간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검증이 끝난 삶의 진리이자 순리입니다.”

▲ 직장을 고를 때와 마찬가지로 노후에도 안정성이 필요하다.[사진=아이클릭아트]
✚ 신선한 주장입니다.
“그런가요? (웃음) 어찌 됐든 이제부터 노후 관련 질문도 “노후자금 얼마나 모으셨어요?”가 아니라 ‘평생 할 일과 평생 소득이 준비되셨습니까?’라고 바뀌어야 합니다. 이 개념은 정말 중요합니다.”

✚ 영화 ‘인턴’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하는 듯합니다. 그런가요?
“네, 맞습니다. 영화 ‘인턴’은 노후의 행복은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 같아요. 영화의 주인공인 로버트 드니로도 여행을 다니고 손자들과 즐거운 시간도 갖지만 결국 일을 통해서 인정받고, 소통하기를 원하죠. 이런 관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후는 조금 안타까워요. 은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노후에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하루 이틀, 한두달은 가능하겠지만 30년을 쉴 수 있을까요?”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금은 금융상품이 아니라 사회제도입니다. 연금제도가 잘 구축된 나라의 국민이 행복하다는 것은 이미 검증이 끝났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연금을 받고 있는 공무원, 교사 은퇴자들이 가장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금을 통해 100세 시대를 재앙이 아닌 축복의 시대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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