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비싸진 왕서방 홀리기 어디 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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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미정 기자
  • 호수 191
  • 승인 2016.05.16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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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프리미엄 시장의 리스크

▲ 오리온 초코파이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자 카피제품이 쏟아졌지만, 초코파이 고유의 맛을 살리지 못해 사라졌다.[사진=뉴시스]
중국에 ‘프리미엄 식품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소득 증가와 자국 식품의 불신 경향이 맞물리면서 프리미엄 식품의 선호도가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식품업계에 ‘중국향 프리미엄 바람’이 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제품력과 자금력 없이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국내 식품업체가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큰 규모와 질적 성장 동력을 갖춘 중국 시장이 식품업체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 식품시장은 2010년 이후 연평균 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 시장 규모는 약 1162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중국 수입식품 시장의 확장세도 국내 식품업체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중국 국가질검총국에 따르면 중국의 식품수입교역액은 2005년 약 13조401억원에서 2014년 약 56조1192억원으로 10년 새 약 4.3배 증가했다. 연평균 17.6%씩 성장한 것으로 중국 전체 식품시장 성장률(8%)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박애란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부터 지난해 표백 닭발 사건까지 중국에서는 매년 식품안전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가격이 비싸도 수입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식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13년에 발표한 한국식품 만족도 조사에서 중국 소비자는 5점 만점에 4.2점을 줬다. 같은 기간 산업연구원의 한국 식품 만족도 조사에서도 중국인은 품질(위생)을 1위로 뽑았다. 한국 식품을 고급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중국 진출을 앞둔 국내 식품 업체는 대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권유받는다. 이미 중국 프리미엄 식품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도 있다. 지난 2007년 앱솔루트명작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매일유업이 대표적이다. 2008년 멜라민 분유파동 이후 우수한 품질이 더욱 부각돼 고성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에만 423억원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지난해 중국 현지에서 양과자 2위 업체로 우뚝 올라선 오리온도 올해부터 프리미엄 제품으로 고급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지난 1994년 중국 제과시장에 진출, 2015년 중국법인에서만 1조3329억원의 매출과 20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지 브랜드 하오리여우好麗友를 통한 현지화가 잘 통했다는 평가다.

중국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면 두 기업처럼 모두 성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제품 기술개발과 현지화를 위한 투자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프리미엄 시장을 고집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영삼 한국산업연구원 중소벤처기업실 선임연구원은 “브랜드 파워가 미비한 상태에서 특정 상품이 반짝 인기를 얻으면 현지 업체가 바로 카피 제품을 만든다”며 “독창적인 제품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도 장애요인이다. 현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16개 글로벌 식품업체 중 순위권 내에 진입한 한국 기업은 오리온이 유일하다. 낮은 인지도 때문인지 2015년 중국 수입 식품 시장 내 한국산 점유율은 1.5%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이 중국 식품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건 고유 브랜드와 자금력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기본 요건도 충족되지 않은 상태로 중국에 진출부터 하겠다는 건 무모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브랜드 개발이 먼저라는 얘기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은 그다음 순서다.
노미정 더스쿠프 기자 noet85@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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