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재무설계 | 핀테크의 빛과 그림자

▲ 핀테크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신용카드와 현금의 필요성이 줄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제는 친구들과 저녁식사 비용을 나누기 위해 보안카드를 꺼내들지 않는다.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 터치 몇번으로 송금이 가능해서다. 편의성은 핀테크의 강점이다. 글로벌 ICT업체들이 핀테크에 뛰어드는 이유다. 하지만 뒷문 단속(보안성)이 어렵다는 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편하긴 한데 뒷문이 약하다는 거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전통적인 산업의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 ICT가 접목되지 않은 산업을 찾기 힘들 정도다. 금융업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사례가 핀테크다. 핀테크가 등장하면서 화폐 사용량이 가파르게 줄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실제로 덴마크에서는 올해 말부터 자국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던 화폐를 외국 기업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핀테크 사용자가 늘면서 화폐 발행의 수익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핀테크는 인터넷과 모바일 공간에서 제공하는 결제ㆍ이체ㆍ크라우드 펀딩 등의 각종 금융 서비스다. 핀테크는 다시 두가지로 나뉜다. 지급결제 영역과 기타 금융영역이다. 지급결제 영역은 스마트폰에 화폐, 쿠폰 등을 저장해 결제하는 ‘모바일 지갑형’, 화면위의 바코드ㆍQR코드로 결제하는 ‘코드 스캐닝형’, 은행계좌와 결제용 키를 등록한 후 결제하는 ‘서버형’, 모바일 기기를 결제 단말기로 이용하는 ‘모바일POS’ 등 네가지 유형이다.

 
기타 금융영역에는 자산관리와 맞춤형 투자 정보 등을 제공해주는 ‘투자자문서비스’와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대출 서비스’가 포함된다. 핀테크 산업은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서비스는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업체뿐만 아니라 비금융업체까지 핀테크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애플의 애플페이를 비롯해 구글과 아마존 등이 핀테크 산업에 진입했으며, 영국은 핀테크 업체가 50개를 넘어섰다. 국내도 핀테크 시장이 뜨겁긴 마찬가지다. 연간 15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은 글로벌 핀테크 업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중국의 알리페이와 텐페이는 이미 국내 영업을 시작했으며 대만의 개시플러스와 싱가포르의 유페이도 국내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ICT업체도 뒤늦게 경쟁에 가세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ㆍ뱅크월렛카카오와 네이버의 라인페이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도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하며 삼성페이를 내놓았다. 이처럼 핀테크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핀테크의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편의성이 뛰어나다. 인터넷 쇼핑, 인터넷 뱅킹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공인인증, 보안카드 등의 불편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간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은 밴(VAN)이라는 금융 결제 통신망을 거쳐서 신용카드사로 정보가 전송된다. 하지만 핀테크는 이런 중간과정이 생략된다. 카드 단말기, 결제 회선, 회선이용료 등의 부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핀테크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은 핀테크의 태생적 한계다. 지문 인식 등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 서비스라는 특성상 보안문제는 언제든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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