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초대형 바람

부동산 시장에 ‘초대형’ 바람이 불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의 인기몰이가 대표적이다. 단지 내 피트니스클럽, 도서관, 어린이집 등 커뮤니티 시설과 상업시설, 조경시설, 녹지 공간까지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또한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부상하기도 해 투자자의 관심까지 쏠리고 있다. 초대형 바람은 아파트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번졌다.

▲ 우수한 주거환경을 갖춘 대단지 아파트의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대단지 아파트는 주거용 분양시장의 스테디셀러다. 단지 규모가 크고 세대수가 많을수록 우수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어서다. 이런 아파트는 내부 시설이 우수하고 커뮤니티 시설이 잘 형성돼 있다. 특히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시대의 트렌드와 입주자의 선호에 맞춰 날로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어린이 놀이터나 노인정만 있는 게 아니다. 최근에는 피트니스 센터는 물론 야외 골프 연습장, 수영장, 도서관, 노인인복지시설, 게스트 하우스, 옥상 파티 플레이스 등이 도입된다.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건설사들이 차별화된 조경과 높은 녹지비율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00세대 이상 아파트의 경우 1세대 당 3㎡ 이상 또는 개발부지면적의 5% 이상 중 큰 면적으로 녹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에 지어진 대단지 아파트의 조경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서 거대한 공원을 방불케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하철, 버스 등 노선을 정할 때도 이용객이 많은 대단지를 우선적으로 지나는 경우가 많아 교통 인프라가 좋다. 매매나 임대차가 활발히 이뤄져 환금성도 높다. 분양시장에서 대단지 아파트가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분양된 에코시티 데시앙(최고경쟁률 76.8대 1), 래미안 길음센터피스(최고경쟁률 57.9대 1), 연제 롯데캐슬&데시앙’(최고경쟁률 561대 1) 등이 청약 마감 행진을 선보였다. 올해 3월 분양한 총 1850가구 규모의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전 타입 1순위 마감으로 청약을 마치고, 계약 역시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건설사들도 대단지 아파트의 공급을 늘리고 있다. 대단지의 단지 개수는 지난 2012년(62개)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최초로 100개를 넘긴 142개 단지가 공급됐다.

대단지 프리미엄의 위력

다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1000세대 이상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는 3.3㎡ 평균 매매가격이 1815만원. 서울시 전체 아파트 평균 단가인 1742만원보다 73만원 높은 금액이고 300세대 미만 소규모 아파트(1501만원)보다 21%나 비쌌다. 1500세대 이상의 경우 단위당 1924만원으로 300세대 미만 단지에 비해 평균 가격이 423만원이나 높아 큰 가격 차이를 보였다.

서울시 전체 아파트 평균 단가인 1742만원보다 182만원 비싼 수준이다. 소위 대단지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저렴한 관리비, 쾌적한 주거환경과 우수한 교육환경 등으로 향후 입주가 예정된 대규모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의 관심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500실 이상의 대단지 오피스텔이 인기몰이 중이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막대한 자금력과 건축 노하우를 갖춘 대형건설사로 시공사가 압축되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가 짓는 인기 브랜드 오피스텔은 입주 지연 가능성이 작고 투자자들에게 인지도가 높다.

배후수요나 교통여건만 강조하는 소규모 오피스텔과 달리 대규모 오피스텔은 아파트에서나 볼 법한 조경이나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단순히 출ㆍ퇴근 시간 단축과 숙식 해결의 기능에서 벗어나 주거편의성과 여가활동의 역할까지 충실히 보강한 것이다. 또한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구가 공용 관리비를 분담할 수 있어 관리비 절감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대단지 오피스텔은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아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만하다.

건설사들 역시 대단지 오피스텔 공급을 늘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4년 전국에 공급된 4만2820실의 오피스텔 중 24%(1만663실)만이 500실 이상의 대단지 오피스텔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6만627실 중 대단지 비율은 42%(2만5750실)로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2014년 23%(1772실)에서 지난해 55%(1만6833실)로 상승해 대단지 오피스텔 열기를 주도했다.

해당 지역 랜드마크로 우뚝

수익형 부동산에서도 초대형 상품이 인기다. 대표적인 게 매머드급 복합상가다. 이들 상가는 신도시에 개발돼 대부분 든든한 배후 수요를 끼고 있고 점포 수도 많아 주변 상권 수요를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갖췄다. 업계에서는 이런 형태의 상가가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정 배후 수요와 함께 주변 유동인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다. 특히 매머드급 복합상가는 대부분 지역의 핵심 요지를 꿰차는 경우가 많아 ‘관광 1번지’로 자리 잡으면서 해당 지역 상권을 주도할 수 있다.

다만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이럴 경우, 임대수익률이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 전 반드시 분양가와 주변 상가의 매매ㆍ임대 시세를 비교해 보고 예상 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 상가 운영을 맡게 될 상가운영업체의 경험도 중요하다. 상가 운영 경험이 적거나 없다면 향후 상권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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