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혈압액에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수은을 이용해 혈압을 재는 방법을 처음 시도한 이는 러시아 군의관 ‘코르트코프’다. 수은 기둥을 혈액의 압력으로 올리고 높낮이를 재는 방식으로, 먼저 팔뚝 위쪽의 동맥을 압박대로 감는다. 혈관을 좁혀 일시적으로 피의 흐름을 막기 위해서다. 잠시 후 압박을 풀면 혈관이 열리고 혈액은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흐르며 혈관 안에서 소용돌이를 친다. 이때 혈관 벽에 혈액이 퉁퉁 부딪히며 소리를 내는데 이를 ‘코르트코프음’이라 한다. 수동으로 혈압을 잴 때 의사가 청진기를 압박대 속에 넣는 이유는 바로 이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최초 소리(소용돌이치는 혈액이 혈관 벽을 때리는)가 들린 시점을 최고 혈압인 수축기 혈압이라 하고 소리가 멈춘 시점을 최저 혈압인 이완기 혈압이라 한다. 의사는 소리가 들린 시점과 멈춘 시점의 눈금을 기록해 나름대로 고혈압·저혈압의 판정을 내린다. 전자식 혈압계도 압박대에 내장된 마이크가 코르트코프음을 읽어내는 방식이다. 신체 부위별 혈압이 모두 다르므로 엄밀히 따지면 온몸 부위를 모두 재야 맞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방법에 의해 고혈압 판정을 받고 평생 약의 노예로 살아가게 된다.

사람을 만나 건강 관련 대화를 하다 보면 혈압약을 먹고 있다고 실토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필자의 장인, 장모를 비롯한 두 남동생은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돌아가신 필자의 모친도 혈압약을 꼬박꼬박 챙겨 드셨다. 물론 필자는 먹지 않으며, 앞으로도 먹지 않을 것이다. 물론 혈압약을 먹으면 급사 가능성이 33%나 감소한다는 통계도 있다. 통계의 진실성은 알 수 없지만 흔히 볼 수 있었던 중풍, 이른바 풍 맞은 사람이 줄어든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자. 혈관은 평활근이라고 하는 근육의 일종이다. 영양 상태가 이전보다 좋아진 만큼 혈액의 흐름을 버티는 혈관도 강해졌을 것이다. 노동의 강도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든 것도 혈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부실한 혈관을 지닌 채 순간적으로 힘쓰는 일을 많이 했던 예전에 비해 혈관 파손의 조건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혈압약이 혈행을 느리게 하므로 혈관이 파손될 가능성은 확실히 낮아졌다.

그러나 혈전 등으로 막힌 혈관을 혈액의 흐름으로 빠르게 뚫어내는 힘이 약해졌으므로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의 발생 빈도는 훨씬 높아졌다. 우리 몸은 한 군데를 누르면 반드시 다른 곳이 튀어나오거나 터지는 구조임을 명심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은 평상시 관리로 얼마든지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사람들이 약에 의존하지 않고 100세 시대를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을 필자는 다시 한번 가져 본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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