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 친환경차 시장은 당분간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도할 공산이 크다.[사진=뉴시스]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을 두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시작됐다. 세계적으로 도입되는 이산화탄소 규제 강화가 그 이유다. 시장의 흐름이 ‘고성능’에서 ‘친환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중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기존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의 장점만 결합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6일. 로버트 마이어 BMW그룹 수석 부사장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만큼, 앞으로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PHEV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두 종류의 동력을 조합한 하이브리드차(HEV)에 일반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를 장착한 친환경차를 말한다.

전기 모터로만 달릴 수 있는 거리가 하이브리드차보다 길다. 전기로 충전과 주행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일정 부분은 전기차로 볼 수 있다. 독일 전통의 자동차 명가 BMW그룹이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는 모델로 이 PHEV를 꼽은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330e’를 비롯해 ‘뉴 X5 xDrive40e’ ‘225xe’와 ‘BMW 뉴 740e’ 등 다양한 PHEV 모델을 출시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친환경차 시장의 흐름이 과연 BMW의 전망대로 될까. 현재 친환경차 시장은 PHEV가 포함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그리고 수소 연료전지차 등 세 종류의 차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이 세 차종이 순서대로(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 연료전지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PHEV는 수소 연료전지차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과도기적 자동차로 분류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각 차종의 득세 기간이다. 기술 발전과 환경 규제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이 기간이 짧을 수도, 길 수도 있어서다. 또한 현재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얼마나 유지되느냐도 관심거리다. 기존 글로벌 메이커는 내연기관차 시대가 유지되길 원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 등 신흥 친환경차 메이커는 이 기간이 짧아지길 바라고 있다. 어떤 차종이 시장을 주도하느냐에 따라 각 회사별 점유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내연기관차 전성시대가 불투명하다고 봐야 한다. 폭스바겐 스캔들로 촉발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증가에 따른 대기오염이 갈수록 심해지는 점도 호재다. 다만 지난 130여년의 자동차 역사를 살펴보면, 갑자기 시장을 주도하는 차가 바뀐 적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는 가격이 비싼 재산인데다 내연기관차의 기술력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서다.

이런 의미에서 BMW의 전망은 들어맞을 공산이 크다. 완벽한 무공해차인 전기차는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격과 충전거리, 충전시간, 충전 인프라 등은 물론이고 내구성도 증명되지 않았다. 친환경차의 천국이라는 유럽에서도 전기차는 세컨드카, 출퇴근용 차량 등 틈새시장에 자리 잡았을 뿐이다. 수소 연료전지차는 전기차보다 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니 말할 것도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행 중인 수소차는 단 42대, 충전소는 10곳뿐이다. 반면 PHEV는 이런 친환경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장거리 운행이 가능하다. 출퇴근용을 할 때는 전기차 배터리로 달리다가,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소형 엔진을 활용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의 장점인 엔진과 변속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여기에 급격한 산업 변화로 인한 저항도 줄일 수 있다. 일정 부분 유류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기존 주유소와 충전시설은 당장 문을 닫지 않아도 된다.

정부가 PHEV 구입자에게 개별소비세 및 취득세 감면은 물론 최대 5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덕분에 국내에 쏟아지는 PHEV도 많다. 현대차ㆍ기아차는 이미 PHEV를 판매 중이다. 그간 만들어졌어도 보조금이 없어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던 해외 PHEV 제품 역시 속속 우리나라 시장에 발을 내밀고 있다. PHEV가 BMW의 전망대로 차세대 친환경차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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