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재무설계 | 인터넷전문은행

▲ 인터넷전문은행 두곳이 예비인가를 받았지만 출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사진=뉴시스]

핀테크, 가상화폐, 클라우드펀드, 로보어드바이저 등은 변화하는 금융시장의 환경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기존의 형태에서 벗어난 금융서비스가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이런 변화의 정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보안이 문제다.

지난해 금융업계의 핫이슈로 등장한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이다. 국내 금융개혁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해외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뱅킹과 큰 차이점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전문은행과 인터넷뱅킹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점은 ‘이자’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 강점은 비용절감이다. 예금ㆍ대출ㆍ상품가입 등 은행 업무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절감된 사업비는 고객에 돌아갈 공산이 크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이자를 적용받거나 낮은 금리도 돈을 빌리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또한 고객의 신용평가에 빅데이터와 같은 새로운 방법이 적용돼 금융거래 실적이 없는 금융소비자도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를 통해 노리는 효과도 중금리 대출의 활성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업계의 경쟁을 유도해 금리 양극화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중금리 대출 시장은 부족하기만 하다. 시중은행은 우량 고객이 아니면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이다. 서민층이 많이 이용하는 저축은행도 전체 가계대출 121조1000억원 가운데 중금리 대출은 3.2%에 불과하다. 핀테크의 발전과 중금리 대출 시장의 확대라는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예상되는 문제점도 있다. 보안사고다. 실제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P2P(개인 대 개인) 결제 내역이 공개되고 블록체인 기술과 시스템이 해킹의 공격에 무너지면서 큰 충격을 줬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을 위해서는 보안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지금 우리는 금융시장과 결제시장의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삼성페이ㆍ카카오페이ㆍ애플페이 등 각종 새로운 결제 서비스가 편리함과 접근성을 무기로 전통 화폐를 위협하고 있다. 아울러 가상화폐의 등장도 금융시장의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정보기술이 은행의 고유영역을 넘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금융시장의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3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은행인 인터넷전문은행이 ‘돈의 흐름’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터넷ㆍ모바일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제도적인 문제점과 법적 구속력, 보안 등의 문제를 어떻게 규제하고 어떤 기술을 접속시키는가에 인터넷전문은행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얘기다. 이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 취약점이자 우리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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