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극심한 불황기를 똑같이 걷고 있는데, 프랑스 청년은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 청년은 침묵한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대학에서 인적자원관리와 노사관계를 강의하는 이지만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우리 청년들이 활력을 잃었다”고 꼬집었다. 이를 위해 그는 “양적 일자리부터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지만 교수는 채용을 확대해 우선 청년들의 일자리 양부터라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
✚ 청년실업률이 최근 계속 10%대다.
“중소기업과 대졸자 사이의 미스매치(mismatch)로 인한 결과다. 중소기업은 중졸ㆍ고졸 수준의 인력이 필요하고, 대졸 학력자는 대기업 수준의 일자리를 찾는다. 대졸자가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와 상충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대졸자는 구직난을 겪는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거다.”

✚ 또 다른 이유는.
“노동시장도 문제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통상임금 확대’ ‘근로시간 단축’ ‘정년 60세 연장’이라는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이는 청년층 고용을 줄이는 원인이기도 하다. 기업이 인건비 부담을 가져 신규 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자발적 실업률이 높은 이유도 생각해봐야 한다.”

✚ 20%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프랑스는 노동개혁 법안을 내놨지만 청년들이 ‘친親 기업 정책’이라며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청년들은 조용하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청년들이 활력을 많이 잃은 게 사실이다.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임금피크제를 실행해 여기서 절감되는 비용으로 청년층의 신규 채용을 확대해야 한다.”

✚ 고용의 질도 문제다. 고용률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임시직비정규직이 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보자. 꽤 오랜 시간 청년실업에 몸살을 앓다가 고용지표가 회복됐다. 하지만 양적으로 개선됐을 뿐이지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 숙제가 많다. 우리나라는 양과 질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다 보니 어려운 거다. 일단 양부터라도 늘리는 게 급선무다. 어쩔 수 없다. 그러면 질적 개선은 이후 자연스럽게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다.”

✚ 현재 대학에는 취업난에 졸업을 유예하거나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은 잠재적 실업자가 될 수도 있다.
“과거 대학교육 자율화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이 지나치게 높아진 게 문제라면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대학진학률이 40~50%인 반면 우리나라는 70%를 넘어섰다. 그렇다보니 한해 50만명의 대졸자가 쏟아진다. 하지만 일자리는 35만개뿐이다. 한해 15만명의 실업자가 생긴다는 얘기다. 졸업을 미루거나 휴학을 하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현재 졸업예정자 중 6.2%가취업을 이유로  졸업을 미루고 있다. 그만큼 취업난에 빠져 있다는 거다. 꼭 구직이어야 할까? 창업이라든지, 다른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도 있다.”

✚ 가장 시급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는 한꺼번에 모든 숙제를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점점 답을 얻기 어려운 거다. 일자리의 양과 질을 동시에 해결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숙제를 하나씩 풀어야 한다. 일단은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