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세권 투자 다 좋은데…

복합쇼핑몰이 경기도 지역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복합쇼핑몰이 조성되는 지역 인근의 아파트 시세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쇼핑과 문화생활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보니 유동인구와 주택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하지만 몰세권 투자가 꼭 성공을 부르는 건 아니다. 몰세권 투자의 유의점을 살펴봤다.

▲ 대형 쇼핑몰을 인근의 '몰세권'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형 복합쇼핑몰 인근에 들어서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쇼핑몰과 가까운 지역을 의미하는 ‘몰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몰세권 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쇼핑하기 편리한 주거시설일수록 매매가를 높게 친다.

이마트나 롯데몰 등의 대형마트만 들어서도 매매가는 요동치게 마련이다. 복합쇼핑몰은 그 위력이 더 막강할 수밖에 없다. 복합쇼핑몰은 쇼핑 시설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문화, 레저시설 등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몰세권은 대체로 입지도 좋은 편이다. 대기업들이 역세권과 유동인구 등의 요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곳에만 복합쇼핑몰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쇼핑과 문화생활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보니 유동인구도 풍부하다. 편리한 생활여건을 찾아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한편 백화점 직원과 관계사로 인한 지역 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까지 꾀할 수 있어 주변 부동산 시장에는 더없는 대형 호재다.

 
실제로 복합쇼핑몰의 후광을 입은 몰세권 아파트의 매매가는 크게 올랐다. 경기도 광명역 일대가 대표적이다. 이 지역은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웃렛 등 복합쇼핑몰이 잇따라 조성되면서 인근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올랐다. 올해 1월 광명 휴먼시아 4단지 74.91㎡(약 22평)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은 4억6500만원. 이는 2년 전(3억9000만원)보다 7500만원이나 상승한 가격이다. 올해 9월 개점을 앞둔 하남유니온스퀘어 주변 부동산에도 온기가 감돌고 있다. 미사강변도시 A30블록 미사강변푸르지오1차 아파트의 84.99㎡(약 25평) 분양권은 지난해 12월 4억6695만원에 팔렸다. 이는 1년 전 거래가(4억4800만원)와 비교하면 2000만원이나 뛴 가격이다.

제2롯데월드몰로부터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잠실 대우레이크월드’ 164㎡(약 50평)의 경우 1년 만에 집값이 5500만원 뛰었다. 반면 이 아파트와 같은 1개동 규모에, 비슷한 면적(163㎡), 비슷한 입주시기(2003년)를 갖춘 ‘송파 롯데캐슬파인힐’은 같은 기간 집값 변동이 거의 없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쇼핑몰이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것이 다소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몰세권 후광 상권도 눈길

몰세권이 아파트 분양 성적의 성패를 가르기도 했다. 지난해 아이에스동서가 하남 현안2지구에 공급한 ‘하남 유니온시티 에일린의 뜰’은 유니온스퀘어와 인접하다는 장점에 수요자가 대거 몰려 전 가구 1순위 청약 마감했다. 아직 전매제한이 풀리지 않았는데도 3000만~3500만원가량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반면 같은 하남 미사지구인 데도 복합쇼핑몰과 거리가 먼 지역에 분양한 단지는 반년 넘게 물량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몰세권 오피스텔도 인기를 얻고 있다. 분양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롯데자산개발이 송도국제업무단지 A1블록에 짓고 있는 ‘롯데몰 송도 캐슬파크’ 오피스텔이 2040실의 대단지인데도 계약 진행 두달여 만에 계약률 90% 넘게 달성했다. 이 오피스텔은 복합쇼핑몰 안에 지어져 입지가 좋은 데다 인근에 위치한 기업들 덕분에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몰세권 상가에도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복합쇼핑몰이 조성되면 주변 상권이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상복합 스트리트형 상가의 경우 입주민과 더불어 외부 유동인구까지 동시에 흡수할 수 있어 상권 활성화에 유리하다.

몰세권의 후광을 입은 대표적인 상권이 제2롯데월드가 들어선 잠실역 인근이다. 제2롯데월드가 개장한다는 기대감만으로도 주변 상가의 매매가와 권리금이 들썩거렸다. 개장 1년 전과 비교하면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단지 내 상가도 몰세권의 위력을 실감하는 중이다. 지난해 6월 GS건설이 하남미사강변도시에서 공급한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단지 내 상가는 총 14개 점포에 400여건의 입찰이 들어와 평균 2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롯데자산개발이 송도국제업무단지 A1블록에 분양한 롯데몰 송도 캐슬파크 단지 내 상가도 청약과 함께 진행된 계약에서 83개 전 점포가 당일 100% 계약을 마감하는 기록을 세웠다.

전문가들이 부동산 투자시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부지 인근 지역을 노리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신세계ㆍ롯데ㆍ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 ‘빅3’가 한창 조성 중인 복합쇼핑몰 부지인 배곧신도시, 삼송지구, 용인 성복동, 송도국제신도시, 인천터미널단지, 경남 김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일대는 대부분 신규 분양단지를 고루 포함하고 있는 신도시라는 점도 분양자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집값 상승 ‘효자’ 몰세권

수도권 서북권에서는 서울 은평구에 롯데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며 지하철로 두 정거장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인 경기 고양 삼송에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건설 중이다. 인근 원흥지구에는 이케아 2호점이 입점한다. 건설사들도 이들과 인접한 곳에 분양물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만 몰세권 투자에도 주의할 점은 있다. 무엇보다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분양가나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주변 시세를 비교한 후 임대수익률을 꼼꼼하게 계산해 적정 분양가에서 투자하는 게 좋다. 또한 고정수요가 확보되는 대형 쇼핑몰 인근이나 신도시 단지 내 상가 등을 중심으로 권리금이 없고 분양가가 저렴한 소형 면적 상가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