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다이어트

▲ 약에 기대면 건강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사진=아이클릭아트]

음식 기호가 비슷한 사람들 모임 중 ‘곱사모’라는 모임이 있다고 한다. 일명 ‘곱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데, 회원 일부가 모임 전 스타틴이라는 약을 먹고 나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스타틴은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저해하는 효과가 있는 대표적 지질 강하제다. 몸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떨어뜨리고, 몸에 유용한 HDL콜레스테롤은 올려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근육에 염증이 발생하는 등 많은 부작용이 보고되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약물이기도 하다. 과연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기 전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게 우리 몸에 도움이 되기는 하는 걸까. 약이 기름진 음식과 술을 즐기는 무절제한 식습관을 면죄해 줄 거라는 생각은 위험천만하다. 안일하게 회피한 1차 위험은 더 큰 위협을 만든다. 약으로 치료되지 않는 병이 늘고, 새로운 병이 등장해 우리를 힘들게 할 수 있다. 

이때 친절한 병원은 또다시 우리에게 위장을 보호하는 위장약과 간장·콩팥을 보호하는 이 약, 저 약을 처방한다. 집에 돌아온 우리는 식사 후 30분이 경과하길 기다려 한 움큼의 약을 넘기기 시작하는데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몇번에 걸쳐 애처롭게 약을 넘기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과연 이게 건강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의문이 생긴다면 서점으로 달려가 약의 해악에 관한 책을 한 권만 읽어 보시라. 단언컨대, 약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뀔 것이다.

다시 고지혈증 얘기로 돌아가 보자. 근육 염증뿐만 아니라 지질 강하제는 간 독성, 근육통, 백내장, 급성신부전, 당뇨 위험 증가 등 많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과연 우리가 맹신하는 스타틴의 위험회피 능력은 얼마나 될까.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듯 업계에선 30%라고 하지만 이것도 추정치에 불과하다. 잔여 위험 70%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약물의 한계를 식습관 개선, 적절한 운동, 금주, 금연 등의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줄여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약을 먹지 않고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약과 올바른 생활을 병행하는 것보다 습관을 바로잡은 뒤 약을 복용할지를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사실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병적으로 회피하는 것보단 아마도 나은 결정일 것이다.

어쨌든 약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의식과 곱사모의 성원(?)에 힘입어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은 날로 급성장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2006년 3000억 규모의 지질 강하제 시장은 내년인 2017년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은 나라에서 단일 규모의 치료제가 1조원대 시장을 형성하려면 국민 대다수가 그 약을 먹어줘야 가능할 것이다. 국민 대다수가 환자라니 뭔가 개운치 않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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