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책 이야기 「세금 전쟁」

정부가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경유 가격 인상 카드를 썼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미세먼지 절감을 명분으로 서민 지갑을 털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크게 일어났던 거다. 바닥난 나라곳간을 채우기 위한 서민증세는 이미 유사한 형태로 여러 차례 진행된 바 있다. ‘국민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정부가 2015년 1월 1일부터 담뱃세를 2000원이나 올린 게 대표 사례다. 2014년 연말정산 때는 교육비·의료비 등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변경돼 수많은 직장인들이 세금폭탄을 맞기도 했다. 이러니 세금 낼 돈이 어디 있냐는 서민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거다.

신승근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저서 「세금 전쟁」에서 정부가 서민증세로 세수를 확보하려는 이유로 ‘법인세 인하’ 정책을 꼬집는다. 저자는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으로 부족해진 세금이 6조원에서 10조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말한다. 게다가 세금 징수가 제로섬(zero-sum) 구조로 설계돼 있어 부자가 덜 내는 만큼 서민이 더 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법인세를 올리든 말든 내가 내는 세금만 줄여 달라’고 말하는 개인들의 요구가 실현가능성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조세정책도 서민의 세금 부담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한다. 신 교수에 따르면 정부의 조세정책은 즉흥적이고 오락가락한다. 2013년 부자감세의 일종인 ‘가업상속공제 확대’를 강하게 반대하더니 2014년에는 ‘명품장수기업’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 가며 ‘가업상속공제 확대’를 관철하는 식이다. 경제성장률 예측이 번번이 틀리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높게 전망해 재정지출을 늘렸는데, 실제로 예측한 만큼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 경우가 부지기수라 나랏빚만 계속 쌓여가고 있다는 거다.

지금도 주酒세와 부가가치세 인상을 둘러싼 논의가 무성하다. 소주 한잔 마음 놓고 마실 수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서민이 똑같이 내는 부가가치세 증세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납세자인 국민의 적극적인 행보를 독려한다.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과 체계적인 계획을 통해 세금정책을 수립하도록 국민이 감시해야 한다는 거다.

이 책에는 저자가 국세청에서 일한 경험과 국회의원 보좌관으로서 조세정책을 연구했던 경험이 잘 녹아있다. 나도 모르게 내고 있던 세금의 진실과 사용처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넘겨보자. 세금정책 수립 과정의 한복판에 서 있던 저자의 경험이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세가지 스토리 1.


「베이징 스모겟돈」
김성일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지난 20년간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룩한 중국. 하지만 환경오염의 역습으로 중국 상공은 오염된 대기가 뒤덮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와 일본에까지 상륙했다는 거다. 환경전문가인 김성일 교수가 중국 대기오염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다. 저자는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는 반목이 아니라 진정한 성장과 미래를 위해 조화롭게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주장한다.

「결심중독」
최창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펴냄

마약·알코올·도박·게임중독…. 현대인들은 여러 중독에 빠져 있다. 아무런 목표가 없거나 결심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금단증상을 느끼고, 성패와 상관없이 또다시 습관적으로 결심을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게 결심중독이다. 사회심리학 권위자인 최창호 박사가 매일·매주·매년, 어쩌면 일생 동안 결심만 반복하며 사는 현대인들의 중독 현상을 파헤쳤다.

「사라진 벌들의 경고」
마크 윈스턴 지음 | 홍익출판사 펴냄

벌은 최고의 예술가이자 건축가이자 과학자다. 그런 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30년 넘게 직접 양봉하며 벌을 연구해온 세계적인 생명과학 권위자  마크 윈스턴 교수가 쉽고 간결한 말로 우리에게 벌과 벌의 사회를 들려준다. 벌들이 구축하고 있는 또 다른 인류의 세계를 통해 복잡 미묘한 인간사회의 해법을 모색하고 벌들의 몰락이 불러오는 인류의 재앙을 파헤친다.

세가지 스토리 2.


「시가 있는 경제학」
윤기향 지음 | 김영사 펴냄

정통 경제학을 다루지만 이 책에는 총 28편의 영미시·한국시·중국시·일본시들이 소개된다. 어려운 경제학이지만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말랑한 감성의 언어로 경제학을 말한다. 나아가 경제 이론과 경제 현실의 결합도 추구한다. 피부에 와 닿지 않았던 경제이론이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면서 올바른 경제활동을 설계하는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
우치다 타츠루 지음 | 이마 펴냄

최근 더욱 심해지고 있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와 소수자 집단 혐오의 밑바탕에는 반反지성주의와 반교양주의가 있다.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과 논객들이 참여해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적 반지성주의의 역사적·동시대적 맥락을 살펴보고 극복방안을 모색한다. 정치인들의 폭언, 선정적으로 유통되는 담론, 혐오 발언이 넘치는 우리 사회에도 유용한 진단을 제시한다.

「주식투자 532법칙으로 손실계좌 복구하기」
이권희·심기원 지음 | 보랏빛소 펴냄

처참한 수익률, 반토막 난 주식계좌. 개미투자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좌절감이다. 좋아질 거라는 한줄기 희망으로 계좌를 붙들고 있지만 허송세월일 뿐이다. 어느 순간 본전도 몽땅 잃어버리기 일쑤다. 고개 숙인 투자자들을 위해 두 명의 주식전문가가 나섰다. 오랜 경험으로 얻은 투자 노하우와 실제 고객의 회생 사례를 통해 ‘주식투자 532법칙’을 만들었다.
김미란·노미정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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