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휩싸인 롯데그룹

지난해엔 신동주·동빈 형제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더니, 이번엔 누나가 사고를 쳤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에 힘을 써준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그뿐만이 아니다. 각종 악재도 줄줄이 터지고 있다. 신神의 저주일까 형제의 난에 휘말린 아버지 신辛의 저주일까.

롯데호텔 기업공개(IPO)에 적신호가 켜졌다.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경영권 다툼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카드를 뽑아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막다른 골목’까지 몰리는 처지가 됐다. 롯데홈쇼핑은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8명의 비리 임직원 수를 줄이는 등 허위자료를 제출, 중징계를 받았다. 프라임 시간대 6개월 방송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하루 매출 50%가 이 시간에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영업중단 조치를 받은 셈이다.

롯데마트와 롯데물산은 온 국민의 공분을 산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휘말렸다. 롯데마트는 2005년부터 자사가 판매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가 22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정부 조사 결과 밝혀져, 홍역을 앓고 있다. 당시 롯데마트 사장이던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에겐 지난 9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노 사장이 구속될 경우 롯데그룹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 완공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롯데호텔 상장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건 신동빈 회장의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뇌물수수 의혹이다.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 입점을 원하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10억~20억원의 뒷돈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의 뇌물 수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롯데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호텔롯데의 상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매출에서 면세점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4.3%에 달해서다. 지난 10일에는 거액의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한 검찰에 의해 신 회장의 자택 등 17곳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롯데그룹, 말 그대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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