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혁노 원장의 생활 속 재무설계

▲ 고객의 투자성향을 반영할 수 있는 랩어카운트가 재테크 방식으로 각광 받고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개인투자자가 재테크에서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초보 투자자라면 ‘간접투자를 하라’는 조언이 잇따르는 이유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간 투자방식이 ‘랩어카운트’다. 이는 전문가가 ‘나만의 투자상품’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수익률도 높고 안전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랩어카운트는 재테크에 나선 투자자라면 낯설지 않은 단어다. 이는 포장하다라는 ‘랩(Wrap)’과 계좌를 뜻한 ‘어카운트(Account)’의 합성어다. 금융회사가 고객의 자산규모, 투자성향, 위험 수용도 등을 파악해 적당한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을 말한다. 고객의 입장에선 자산을 전문가에 맡겨 운용하고 투자자문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다면 전문가가 운용하는 펀드와 랩어카운트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핵심적인 것은 맞춤형 투자가 가능하느냐다. 펀드는 커다란 바구니에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투자를 한다. 이에 따라 고객 개개인의 투자성향을 반영하지 못한다. 하지만 랩어카운트는 고객별로 계좌를 운용하기 때문에 투자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또한 펀드는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어떤 식으로 운용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식이나 채권이 어떤 종목에 편입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펀드 운용에 불만이 있더라도 이를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은 환매를 통한 펀드 해지가 전부다. 하지만 랩어카운트는 자신의 자산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고, 운용에 불만이 있으면 간섭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랩어카운트 상품은 리서치형ㆍ절대수익추구형ㆍ자유형 등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리서치형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운용한다. 이 경우 수익률은 해당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의 역량에 따라 좌우된다. 절대수익추구형은 선물옵션 거래가 자동적으로 편입된다. 이 상품의 경우 주식 매수 물량만큼 선물계약을 걸어 놓기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시장의 평균수익률을 초과해 상승하는 만큼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반대로 평균 하락률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이 발생한다. 랩어카운트 중 저위험ㆍ저수익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형은 거액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기본적인 틀을 미리 정하지 않아 투자 대상, 배분 비율 등 모든 걸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1대1 펀드’라는 랩어카운트의 기본개념에 충실한 가장 고객지향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랩어카운트의 가장 큰 단점은 수수료 문제다. 고객은 랩어카운트 재산의 일정한 수수료를 매분기 혹은 매월 지불해야 한다. 또한 성과가 목표치를 초과하면 초과 수익에 비례해 추가로 비용을 더 내는 성과보수도 지불한다. 여기에 최초 투자시 투자자금의 일부를 ‘선취수수료’로 징수하기도 하고 너무 일찍 돈을 빼 갈 경우 수익금의 일부를 환매수수료로 가져가는 랩어카운트도 있다.

원금손실 가능성도 있다. 고객별로 운용이 된다는 것도 독이 될 수 있다. 펀드는 하나의 계좌로 운용돼 시장의 돌발변수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반면 랩어카운트는 투자자 개인마다 계좌를 갖고 있어 돌발변수에 대응하는 대처가 늦어질 수 있다. 특히 운용자금이 커지고 투자 포트폴리오가 복잡할수록 더뎌진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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