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성 데일리와인 대표

▲ 김희성 대표는 소주ㆍ맥주처럼 와인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와인은 한손으로 따르고 잔을 들지 않는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신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와인의 예법이다. 이로 인해 와인은 어렵고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여기에 반기를 든 브랜드가 생겨났다. 와인도 소주나 맥주처럼 편하게 즐기면 그만이라는 거다. 와인의 가격 파괴와 대중화에 힘을 쏟겠다는 김희성(50) 데일리와인 대표다.

지난해 스페인을 방문한 김희성 대표. 마트에 들어간 그는 진열된 와인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국내에서 5만원 정도에 팔리는 와인이 그곳에선 2500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와인이 왜 이리 저렴한가’라는 의문은 그가 와인을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

국내로 들어온 그는 최근 5년 동안의 주류시장을 분석했다. 이 와중에 와인의 높은 신장률을 알게 됐다. “국민 주류라는 소주와 맥주는 제자리걸음이었죠. 그런데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았어요. 전체 시장의 4% 정도였죠.”

여기서 와인의 성장성을 엿본 그는 ‘역발상 전략’을 썼다. 와인의 예법을 뒤집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프랑스 문화가 담긴 와인의 예법을 바꾸고, 가격을 낮추면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실제로 평범한 미국인들은 와인을 머그잔이나 병째 마셔요.” 그래서 국내 타깃 고객층도 막걸리나 소주ㆍ맥주를 즐겨 마시는 고객으로 잡았다.

문제는 와인 가격을 어떻게 낮추느냐였다. 그는 현지 와이너리→수입상→중개상→도매상→소매상으로 이어지는 유통단계를 과감하게 줄였다. 수입상을 통해 바로 구매하는 혁신을 택한 것이다. 운영비 최소화를 위해 매장 위치도 도심 중심지보다 외곽을 택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브랜드가 데일리와인이다. 지난 5월 안양판교 직영점을 오픈한 데일리와인은 폭발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 단돈 4900원에 와인을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불과 한달 사이에 1만병 이상 팔려나갔다.
데일리와인에서 판매하는 와인의 종류는 700여가지다. 그중 4900원에 판매되는 와인은 40여종류다. 모든 와인이 대형 할인마트에 비해 3분의 1 이상 저렴하다. 이벤트성이 아닌 1년 열두달 같은 가격이다. 그는 와인 판매를 비롯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마케팅 전략도 만들었다. 데일리와인에서 구매한 와인을 들고 인근 음식점에 방문해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와인업계 이케아 되는 게 바람

“와인을 들고 가면 인근에 있는 중국집ㆍ치킨전문점ㆍ밥집 등에서 무료로 잔 등을 제공하죠. 고객은 안주만 주문하면 돼요.” 주변 외식업소도 대환영이다. 고객에게는 편리성을, 인근 외식업소에는 공생을 도모했다. 이런 마케팅 전략은 20년 넘게 다져온 그의 이력이 뒷받침됐다. 15년간 뉴코아 킴스클럽에서 영업총괄을 맡은 그는 국내를 대표하는 한우 외식업체에서 영업기획ㆍ영업전략ㆍ마케팅 등을 총괄했다.

그의 바람은 데일리와인이 국내 와인업계에 이케아가 되는 거다. “앞으로 매장이 늘어날수록 공동구매를 통해 와인 가격을 더 낮출 계획이에요. 중저가 와인으로 국내에 와인 대중화를 시키는게 목표죠.” 신의 물방울이라는 와인이 점점 더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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