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재무설계 | 연금저축 상품의 명암

국민연금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 금리도 낮아 저축으로 노후를 대비하기보다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저축 상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납입해야 한다는 조건과 중도해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가입 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 국민연금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며 연금저축 상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저금리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물가상승률이 금리를 넘어서고 있다. 원금과 이자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상품이 있더라도 현실적인 금리를 반영하면 실질자산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저축형 상품보다 투자상품, 특히 연금저축 상품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연금저축 상품은 일정 금액을 저축해 뒀다가 은퇴 후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기 좋은 재테크성 보험이다.

연금저축 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세액공제에 있다. 이 상품은 납입액 기준 최대 400만원까지 연간 12% 한도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13.2%까지 세액공제를 받는다. 최대 납입 한도인 40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총 52만8000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

연금저축 상품은 취급기관에 따라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으로 나뉜다.
우선, 연금저축신탁은 신탁자산의 운용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가입자가 납입한 원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 금리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 이 상품으로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연금저축펀드는 명칭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기본 유지기간이 5년 이상이어서 현재의 수익률이 계속 이어질지 보장할 수 없다. 55세 이후부터는 10년 이상 연금으로만 수령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매년 투자자산의 1.7%의 수수료를 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원금 손실 위험도 감안하는 게 좋다.

연금저축보험은 변동금리형 상품으로 보험회사에서 정해지는 공시이율로 운용된다. 보험사의 운용실적도 반영돼 시중 1년 만기 저축 금리보다는 높다. 최저보증이율은 상품별로 다르지만 1.5~2%대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저금리로 인한 보험이자 하락을 막을 수 있다. 가입 후 초기 7년에 걸쳐 사업비가 차감되는 단점이 있지만 이런 리스크를 제외한다면 은행보다 이자율이 높아 장기적으론 유리하다. 연금저축보험이 연금저축 상품 가운데 50% 이상을 차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금저축 상품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매력적이지만 어디까지나 연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가 되지만 연금을 수령할 땐 5.5%의 연금소득세를 내야 한다. 연말정산 혜택이 없는 대신 노후 이자소득은 비과세인 개인연금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또한 납부기간이 길고 보장보험보다 다소 높은 금액을 내는 것도 부담이다. 세액공제 혜택이 큰 만큼 중도해지 리스크도 크다. 중도해지 시 기타소득세로 22%를 내야 하고 5년 이내에 해지할 경우 2.2%의 해지가산세가 추가된다. 중간에 경제적 부담으로 상품을 해지하게 된다면 손실이 매우 크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혜택에 가입을 결심하기보단 장기적인 관점으로 계획을 세워 가입해야 하는 이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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