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테슬라의 리스크

▲ 테슬라 효과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뉴시스]
‘테슬라 효과’가 무섭다. 전기차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테슬라에 납품하느냐에 따라 엇갈릴 정도다. 최근 삼성SDI의 주가가 출렁인 것도 테슬라 탓이 크다. 문제는 테슬라의 리스크도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전기차를 선도한다는 이미지는 강하지만 실제 전투력은 약하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전기차 관련주는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할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만도가 테슬라와 자율주행기술 협력관계를 맺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19만원대를 맴돌던 주가가 24만4500원(6월 15일 장중 최고가)까지 치솟았다. 테슬라 수혜주로 꼽히는 우리산업, 엠에스오토텍 등도 마찬가지다. 테슬라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순간 주가가 꿈틀댔다.

최근엔 삼성SDI 주가가 ‘테슬라 효과’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 5일 발간된 “삼성SDI가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기사를 엘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하루 만에 부인하면서다. 그 탓에 지난 7일 장중 최고가 12만500원까지 상승했던 삼성SDI 주가는 이튿날 10만9000원으로 급락했다.

사례는 또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면서 업계의 최강자로 발돋움했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에 따르면 2015년 파나소닉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32.0%(미국시장 기준ㆍ테슬라 공급량만 따지면 21.9%)에 이른다. 그 뒤를 잇는 LG화학의 24.0%보다 8.0%포인트 높은 점유율이다. SNE리서치가 조사한 2015년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봐도 파나소닉이 35.9%로 가장 높다. 테슬라에 납품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셈이다.

하지만 ‘테슬라 효과’가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나온다. 채희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테슬라의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릴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면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 덕에 실제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실적 순위는 비야디(BYD), 닛산, 미쓰비시에 이은 4위에 그쳤다.

테슬라의 재정상황도 믿음을 주기엔 부족하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테슬라의 2015년 3분기 누적 순손실은 7532억원에 이른다. 손실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생산설비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불안요소임에 틀림없다.

출고 차량 중 결함 많아

전문 완성차 업체가 아니다 보니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노출하고 있다. 일례로 테슬라의 모델S와 모델X는 제 기간에 생산량을 맞추지 못해 판매고가 주문량에 못 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델3의 사전예약이 37만대가량으로 이전보다 훨씬 많은 만큼 모든 물량이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출고된 차량 중에서도 결함이 많을 정도로 생산성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테슬라 효과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브랜드 파워 때문이다. 채희근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와의 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단기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테슬라의 협력업체라는 위상은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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