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재무설계 방법

청년실업률 10.9% 시대. 요즘 청년의 최우선 목표는 취업일 것이다 문제는 취업에 성공해도 돈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혼ㆍ육아ㆍ노후준비 등 준비해야 할 일이 태산이라서다.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면 당장 원리금 부담이 어깨를 짓누를 공산이 크다. 20대 직장인의 재무설계 방법을 살펴보자.

▲ 재무설계에 나설 때는 나이가 어릴수록 재무목표의 순위를 장기목표에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사진=아이클릭아트]

‘소득의 50% 이상을 먼저 저축하라.’ 사회 초년생이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알듯,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김지환(가명ㆍ29)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그의 유일한 낙은 퇴근 후 친구들과 나누는 술 한잔이다. 김씨는 얼마 전까지 재무설계에 관심이 없었다.

결혼할 여자 친구도 없었고 아직 젊다는 생각에 돈을 모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김씨의 속내는 그렇지 않다. 내년이면 서른살인데, 모아둔 돈이 거의 없어서다. 게다가 경기침체로 회사마저 어려워지자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결혼 준비도 해야 하지만 막막하기만 하다.

힘겨운 20대를 살아가는 김씨를 통해 사회초년생의 재무설계 방법을 살펴보자. 김씨의 월급은 200만원이다. 회사가 집 근처에 있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 교통비와 주거비 지출이 적다.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자취를 하거나 직장이 멀어 교통비 지출이 큰 직장인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 고정지출로는 교통비ㆍ통신비ㆍ용돈 등으로 58만원을 사용한다. 지출 대부분은 유흥비와 영화관람 등 문화생활비에 쓴다.

다음은 비소비성지출이다. 김씨는 매월 9만원을 학자금 대출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 그는 대학을 다니면서 ‘든든학자금’ 대출을 통해 1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참고: 든든학자금 대출은 취업 후 일정기준의 소득(연 1856만원)이 발생할 경우 자신의 소득에서 1856만원을 뺀 금액의 20%를 매월 상환하는 방식이다.] 김씨의 연간 소득은 2400만원. 여기서 1856만원을 뺀 544만원의 20%인 108만원을 1년으로 나눈 9만원을 매월 상환하고 있다. 여기에 보험료 23만원, 주택청약종합저축에 10만원을 납입하고 있다. 잉여자금은 100만원 정도다.

이제 김씨의 재무 목표를 살펴보자. 30대 초반에 결혼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씨는 주택자금과 결혼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결혼 후 2년 뒤 첫 아이를 가질 계획이라 출산 비용도 준비해야 한다. 장기 목표로는 자녀 교육비, 내집 장만, 노후 준비 등이 있다. 김씨는 주택청약 10만원을 든 것 외에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준비할 시간이 아직 많다는 점이다. 재무설계를 할 때 준비 시간이 많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다. 적은 금액을 투입해 큰 수익을 올리는 이른바 ‘코스트에버리지’ 효과와 긴 시간이 필요한 ‘복리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통장 쪼개기다. 월급통장ㆍ투자통장ㆍ소비통장ㆍ비상금통장 등 4개의 통장으로 나눠 관리해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건 비상금 통장이다. 고용이 불안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씨에겐 더욱 그렇다. 또한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시드머니로 활용할 수 있어 비상금 통장을 만드는 게 좋다.

적금은 상호저축은행 좋아

이에 따라 김씨는 매월 40만원 비상금 통장에 넣고, 생활비 및 투자통장에는 각각 40만원, 60만원을 넣어 관리하기로 했다. 비상금 통장에는 월소득의 3개월에서 6개월분의 현금을 보유해야 안정적이다. 다음은 비소비성지출의 재무설계다. 김씨는 매월 23만원을 보험료에 사용하고 있다. 이는 월소득의 10% 수준으로 적정한 수준이다. 또한 실손 보험과 암ㆍ뇌혈관질환ㆍ심장질환 등 3대 질환에 대한 보장이 적절하게 분포돼 있어 특별한 조정은 안 해도 괜찮다. 주택청약저축 10만원도 필요한 부분이라서 유지하는 게 좋다.

이제 잉여자금 60여만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여기서 한가지 팁을 주자면 젊을수록 먼 미래의 계획을 먼저 준비하고 중ㆍ단기 재무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기목표에 재무설계의 초점을 맞추면 노후 준비가 허술해질 수 있어서다.

앞으로 소득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 목표를 먼저 세우고 소득 증가분을 이용해 단기 목표를 조정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장기 목표를 설정할 때는 무엇보다 과세혜택을 따져봐야 한다. 김씨의 경우 장기간 근로소득자로 남을 가능성이 큰 만큼 연말정산 부문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김씨에게 16.5%의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상품을 이용하도록 했다. 금액은 15만원 적당하다. 연금저축은 공시이율이 적용돼 큰 금액을 납입하는 게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중단기 목표인 결혼 준비는 변액유니버설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금의 경우 만기시 다른 용도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고 금리가 낮아 메리트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필요시 중도 인출이 가능하고 목돈이 생겼을 때 수수료 없이 입금이 가능한 투자상품인 변액유니버설보험에 20만원을 납입하기로 했다.

남은 25만원은 단기 목돈 마련을 위해 적금을 이용하도록 조언했다. 적금을 부을 땐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상호저축은행을 활용하면 좋다. 일정 가입비를 내고 조합원이 되면 2000만원 한도 내에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조합원의 경우 1.4% 농어촌특별세만 부과돼 이자소득세 15.4%를 부과하는 일반 적금보다 유리하다. 상호저축은행으로 목돈이 마련되면 일정 비율은 학자금 대출 상환에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적은 금액이라도 장기간 상환해야 할 부채를 지니고 있는 것은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거나 다른 재무목표를 달성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언급한 대로 김씨의 경우 주거비가 들지 않아 다른 사회초년생보다 잉여자금이 비교적 풍부하다. 만약 주거비로 40만~50만원을 사용해야 한다면, 통장 쪼개기로 생활비 지출을 줄이고 비상금 통장을 우선적으로 마련하는 게 좋다. 생활의 안정성이 확보한 다음에 재테크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천세이 한국경제교육원 책임연구원 Sayi_8901@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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