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불확실성의 코털을 건드리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의 코털을 건드리다
  • 강서구·노미정·강다은 기자
  • 호수 197
  • 승인 2016.06.27 0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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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파문❶ 예측 어려운 브렉시트 파급효과

예상이 깨졌다. 영국인은 유럽연합(EU) 탈퇴를 택했다. 그렇게 말이 많던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상당수 경제전문가는 브렉시트가 글로벌 실물경기를 흔들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지만 반론도 많다. 브렉시트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브렉시트의 파급효과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브렉시트가 불확실성의 코털을 건드렸다는 얘기다.

▲ 영국 국민이 23일(현지시간) 찬반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했다.[사진=뉴시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실시한 영국의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영국 국민은 ‘탈퇴’를 선택했다. BBC의 최종 집계에 따르면 ‘브렉시트 찬성’은 1741만742표(51.9%)를 ‘브렉시트 반대’는 1614만241표(48.1%)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1975년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에 EU를 떠나게 됐다.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는 전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국내 금융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4일 코스피 지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기록했다.

2001.55포인트로 장을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브렉시트 우려에 장중 한때 189 2.75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 거래일보다 61.47포인트(3.09%) 떨어진 1925.24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2012년 5월 18일 이후 기록한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 지수도 32.36포인트 하락한 654.17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코스닥은 장중 6%포인트 넘게 하락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1179.9원을 기록, 전일 대비 29.7원 상승했다.
시장은 브렉시트가 국내 경제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은 당분간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 변동성의 증가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경우,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겪을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국내 증시도 단기적인 충격을 피하지 못할 게 분명하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진행되기 전부터 이미 상당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내 수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서다. 지난해 대對영국 수출액은 73억9000만 달러(약 8조7024억원)로 총 수출액의 1.4%에 불과하다. 국내에 투자한 영국 자금도 지난해 기준 2억6000만 달러(약 3055억원)로, 전체 외국인투자액의 1.2% 밖에 안 된다. 브렉시트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이와 맥이 같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1%(IMF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사실 영국의 EU 탈퇴가 몰고 올 파급력이 얼마나 될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세계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EU에서 영국은 독일 다음의 경제대국이다. 경기 회복을 위해 발버둥치는 EU에 브렉시트가 찬물을 끼얹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2의 유럽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U와 유로존 해체 가능성이 시장을 떠도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앞서 언급했듯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 더 많지만 브렉시트에서 출발한 금융 불안이 실물경기로 전이될 수도 있다. 파운드와, 영국 국채, 영국 회사채 등이 폭락하면 그 손실이 세계 금융기관은 물론 국가를 전염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경우 해결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박형준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가 실물 경기를 둔화시키면 세계 주요국은 통화정책의 공조를 꾀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통화정책의 파급력이 약화됐을 뿐만 아니라 기대감도 떨어진 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브렉시트 파급효과 예측 어려워

더 심각한 건 브렉시트가 EU 해체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영국 이외 국가에선 경제·난민 문제 등을 이유로 EU 탈퇴를 주장하는 우익 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의 우익 정당은 한발 더 나아가 EU 탈퇴의 명분으로 브렉시트를 거론하고 있다. 스웨덴·덴마크·체코 등의 국가에서도 EU 탈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영국의 탈퇴를 막지 못한 EU 집행위원회에 대한 실망과 하나의 유럽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상실감으로 EU의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질 것”이라면서 “브렉시트가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제적 공조를 단단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의 영향이 확산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단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브렉시트는 벌써 가장 무서운 변수인 ‘불확실성’을 건드렸다.
강서구·노미정·강다은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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