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꺾인 영국의 브렉시트 후유증

▲ 브렉시트 결정 이후 미국과 영국 사이의 외교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미국의 필수적 동반자로 남아있을 것이다.” 지난 24일 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전한 말이다. 미 정부 관계자들도 각종 공식석상에서 “영국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브렉시트(Brexit)로 미국과 유럽 간의 정치적 유대나 자유무역협정(FTA)이 망가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 캐리 미 국무장관은 27일(이하 현지시간) EU 관계자들과 브렉시트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는 문제 해결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과의 면담 자리에서는 “영국이 EU를 떠났지만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는 그대로이다”고 강조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같은날 미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 “미국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시점에 관해 어떤 제안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문제는 전적으로 영국과 EU가 결정할 일이고, 지금 중요한 사안은 금융시장의 확실성을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미 정부 당국자의 균형외교 발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NATO는 미국의 주도로 지역분쟁에 대처하는 유럽 안보기구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대對유럽 외교의 중심축이 영국에서 독일로 이동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 타임즈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영국의 발언권이 약해지면서 미국 외교‧군사협력의 중심축이 독일‧프랑스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영국 런던 일간신문 가디언도 “NATO 내 영국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독일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미정 더스쿠프 기자 noet85@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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