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친구 프리츠

▲ 오페라 ‘친구 프리츠’는 재력가인 프리츠와 소작농의 딸 수젤의 사랑이야기를 그렸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오페라 ‘친구 프리츠(L'Amico Fritz)’는 작곡가 마스카니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대성공으로 갑작스러운 명성을 얻은 이듬해에 쓰였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그 어느 스타일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이 작품은 마스카니가 젊은 시절 썼던 작품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오페라다. 이 작품은 부르주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에레크만과 샤트리앙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1891년 로마 콘스탄치 극장에서 초연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원작을 그대로 옮긴 것과는 달리 친구 프리츠의 내용은 원작과 조금 다르다. 친구 프리츠의 이야기는 프랑스의 알자스에서 시작한다.

1막 = 젊은 재력가인 ‘프리츠 코부스’는 동정심이 많은 청년이지만 결혼만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두 친구 페데리코와 하네초와 함께 자유분방한 생활을 누리는 그는 결혼 탓에 이 자유를 포기할 수 없다고 여긴다. 자신만만한 프리츠에게 랍비(유대교의 율법교사를 경칭하는 말) ‘다비드’는 내기를 제안한다. 프리츠가 결혼하면 그의 포도밭 일부를 다비드에게 주고, 몇달 안에 결혼하지 않으면 다비드가 자신의 재산을 프리츠에게 주는 것이다.

장소는 프리츠가 주최한 한 파티. 소작인의 딸 ‘수젤’이 파티장에 나타나 프리츠에게 인사를 건넨다. 매력적인 수젤의 모습에 한눈에 반한 프리츠는 함께 놀다 가기를 권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다비드는 수젤이 곧 알자스 지방의 모든 이가 부러워할 만한 신붓감이 될 거라고 치켜세운다.

2막 = 수젤에게 빠져버린 자신을 부정하며 프리츠는 잠시 농장에 들른다. 수젤도 프리츠에게 끌리지만 둘의 사회적 지위 차이를 의식한 나머지 마음을 드러내지 못한다. 다비드는 수젤의 마음을 눈치채고 프리츠의 마음을 확인할 하나의 계략을 짠다. 프리츠에게 가서 수젤이 곧 마을의 한 부자청년과 결혼할 것이라고 일러 주며 그의 진짜 마음을 떠보는 것이다. 프리츠는 다비드가 전한 수젤의 결혼소식에 분개한 나머지 수젤을 뿌리치고 농장을 떠나버린다. 수젤은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절망한다.

3막 = 수젤을 매섭게 뿌리친 프리츠는 그날 일로 괴로움에 빠진다. 하지만 일전에 구해줬던 집시 ‘법베’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던 중 다비드로부터 수젤의 아버지가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프리츠는 전후 사정을 들어보지도 않고 결혼을 승낙할 수 없다고 말한다. 수젤은 이 결혼이 그녀가 원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아버지가 계획한 것이라고 애써 변명한다. 그러면서 프리츠를 향한 진심 어린 사랑의 고백을 하고 프리츠는 수젤에게 청혼한다. 다비드는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며 프리츠에게 내기의 대가로 받은 포도밭을 결혼 지참금으로 내놓는다.
김현정 체칠리아|성악가(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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