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40대 자녀교육비 마련

자녀 교육비가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사교육 참여율이 70%에 육박할 정도다. 특히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그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렇다고 자녀의 교육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두 아들의 교육비 마련이 고민인 황태수(가명·42)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 자녀 교육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기 때문에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전세계에서도 유명하다.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요 23개국 성인의 학력 수준을 비교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부모 세대보다 자녀 세대 학력이 높거나 같은 경우가 96%에 달했다. 높은 교육열을 보여주는 국내 통계도 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68.8%로 전년에 비해 0.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0.7%으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이는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자녀가 성장할수록 교육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목돈이 들어가는 대학교 등록금까지 생각한다면 교육비는 부모의 어깨를 짓누르는 큰 부담임에 틀림없다. 황태수(가명·42)씨의 고민도 교육비다. 경상남도 양산에 살고 있는 황씨는 11살(초등학교 4학년), 7살 아들을 둔 외벌이 가장이다.

대기업 계열사 기업에 다니고 있는 황씨의 월급은 400만원으로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우선 소비성 지출을 보면, 각종 세금과 관리비에 월 27만원을 사용한다. 황씨의 용돈으로 32만원을 사용하고, 교통비와 통신비로 각각 19만원, 18만원을 쓴다. 여기에 비타민을 비롯한 건강식품 등의 지출에 15만원, 각종 보험료로 4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황씨네 가정에서 가장 큰 지출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생활비로 89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그중 80%는 식비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식비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교육비로는 85만원을 지출한다. 고학년에 들어선 첫째 아들에게 태권도·종합학원·과학학원 등 총 5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둘째 역시 태권도와 학습지로 15만원을 사용 중이다. 여기에 승진 시험을 앞두고 있는 황씨도 영어 학원에 다니면서 2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황씨의 월 평균 지출은 325만원, 잉여 자금은 75만원이다.

결코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황씨의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모아둔 자산이 없다는 것이다. 아파트 대출은 모두 상환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자동차 보험료, 경조사비, 부모님 용돈 등 비정기적 지출에다 더욱 늘어날 교육비를 생각하면 저축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황씨는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급급해 자녀 교육비를 마련해 두지 않은 것이 참 후회된다”고 털어놨다.

교육비의 특징은 지출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는 점이다. 교육비 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돈다는 특징도 있다. 이에 따라 교육비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월 생활비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렵다. 자녀의 교육비를 장기·중기·장기로 나눠 준비하는 게 효율적인 이유다. 자녀의 연령에 따라 필요한 자금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목돈이 필요한 대학교 등록금 같은 경우에는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장기·중기·장기로 나눠 준비해야

황씨는 단기 교육비 마련 기간으로 3년을 설정했다. 이 기간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 첫째 아들과 초등학교 저학년인 둘째를 위한 교육비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비가 비교적 적게 소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지금처럼 생활비를 지출할 수 있다. 다만 매월 35만원을 따로 저축하는 방법을 택했다. 황씨 가계 수준으로 봤을 때 저축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황씨의 승진 시험이 끝나는 3개월 이후에는 황씨의 학원비 20만원을 비상금통장으로 돌릴 예정이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비상금을 모으는 금융상품은 수익보다는 안전성을 따지는 게 바람직하다.

중기 목표는 6년 이후와 이전으로 나눴다. 6년 이후에는 첫째 아들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게 된다. 본격적으로 교육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라는 얘기다. 그래서 첫째의 중학교 기간에 사용할 교육비 마련을 위해서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기로 했다. 매월 20만원씩 3년 누적 수익률 15% 정도를 올릴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할 경우 발생하는 금액은 원금 720만원과 이자수익 108만원으로 828만원이다. 이는 초등학교·중학교 시기 교육자금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마지막은 장기 교육비 마련이다. 이는 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의 교육비를 마련하는 시기로 가장 큰 금액이 필요하다. 실제로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교의 등록금은 667만5000원에 달했다. 10년 전에 비해 200만원 이상 인상된 금액이다. 그렇다면 둘째 아이가 대학교에 입학시점에는 한학기 등록금이 적어도 800만원 이상으로 오를 공산이 크다. 목돈이 필요한 대학교 교육비는 장기적인 운용이 필요하고, 이럴 땐 수익률과 안전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황씨에게는 펀드보다 안정적이고 적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을 이용해 장기 교육비 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은 가입 10년이면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장기 목적자금 마련에 적합하다. 황씨는 매월 20만원씩 10년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경우 원금 10년 후 원금은 2400만원이 된다. 여기에 1년에 6.5% 수익률을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사업비를 제외하면 대략 2700만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황씨가 이 계획만으로 자녀 교육비를 모두 마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자녀의 나이차를 생각하면 두 아들의 대학 등록금이 겹치는 부분이 없지만 군대를 포함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교육비 마련에 집중하느라 부실해진 황씨의 노후 준비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천세이 한국경제교육원 책임연구원 Sayi_8901@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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