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식의 재테크연구소 | 2016 한국 부자 보고서 해석해보니…

▲ 부자들의 자산관리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은 줄고 금융자산 비중은 늘고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 비중을 높였다. 아파트는 추종하지 않고 상가의 흐름을 주목했다. 기대수익률보단 세금을 많이 부과하지 않는 상품에 관심을 쏟았다. 7일 발표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6 한국 부자 보고서’를 재해석한 결과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재테크의 방향성을 짚어볼 수 있다. 부자들의 행보 뒤편엔 투자전문가의 조언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평범한 사람들은 재테크를 할 때 유행을 좇는다. ‘다른 사람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이다. ‘돈이 된다’고 판단되면 상황과 성향을 무시하고 뛰어드는 이도 많다. 하지만 부자들은 다르다. 지난 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6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부자들이 어떻게 자산을 관리하는지 잘 나와 있다. 이를 잘 연구하면 모두 부富를 모을 수 있지 않을까.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는 부자들의 최근 자산관리 트렌드는 대략 5가지다. 첫째, 부자들의 자산이 부동산 중심에서 점차 금융으로 옮겨가고 있다. 부자들의 자산은 부동산이 51.4%로 가장 많고, 금융자산이 43.6%, 기타 자산이 5.0%로 나타났다. 2012년과 비교하면 부동산 자산은 8.1%포인트(2012년 59.5%→2016년 51.4%) 줄었고, 금융자산은 8.0%(35.6%→43.6%) 증가했다. 이는 부자들이 현금 흐름을 고려해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는 얘기다. 역으로 돌려보면 부동산으론 더이상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둘째, 부동산의 투자 대상이 바뀌었다. 부자들은 향후 국내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처 1순위로 상가(25.5%)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오피스텔(15.3%), 아파트(13.8%) 순이었다. 지난해보다 오피스텔 투자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눈여겨볼 점은 과거처럼 아파트 투자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거다.

주목할 만한 부자들의 투자 행보

상가에 투자할 때도 일반적인 상가나 쇼핑몰 상가가 아닌 소형 상가건물이나 중형의 주상 복합 등 조금 더 비싸더라도 수익률이 안정적인 부동산을 선호했다. 아울러 2013~2015년 당시 높은 수익성으로 인해 인기를 얻었던 분양형 호텔과 실버타운은 상대적으로 순위가 밀렸다. 일부 분양형 호텔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호텔이 완공되지 않는 등 위험성이 노출돼 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떠오른 투자처로는 단독ㆍ연립주택이 있다. 연금형 부동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셋째, 금융자산도 수익보다는 유동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자들이 보유 중인 금융ㆍ기타자산에서는 현금과 예ㆍ적금이 41.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투자ㆍ저축성 보험(18.5%)과 주식(17.2%), 펀드(11.9%) 순이었다. 특히 주식과 펀드 투자 비중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는 부자들이 세금을 많이 부과하지 않고 기대수익률은 비슷한 상품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자들이 자산관리에서 가장 큰 리스크로 생각하는 게 높은 세금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통계다. 금융상품 투자시 절세를 허투루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금융자산 중 절세 혜택이 가장 큰 보험의 비중을 20% 안팎으로 설정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일 듯하다. 투자ㆍ저축성 보험 실제수익률이 4.0%를 기록, 기대치가 높은 펀드(실제수익률 3.7%)보다 더 많은 수익을 냈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넷째,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수익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물론 전체 금융자산의 총 수익률은 평균 4.2%로 시장금리보다는 약 2~3%포인트 높았지만 부자들이 기대하는 수익률 7.6% 수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금융자산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은 부자들도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금융투자 상품에 따른 선호도가 주식(17.2%), 펀드(11.9%), 채권(5.6%), 신탁ㆍELS(5.1%) 순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공격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일정 부분 넣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조언 반드시 들어야

다섯째, 철저하게 자본이득을 추구하고, 새로운 투자전략도 과감하게 사용한다는 점이다. 부자들은 시장상황이 어렵고, 투자상품이 다소 복잡하더라도 출구전략이 명확하다면 투자자산의 일부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예를 들어 부실채권(NPL)ㆍ미준공 부동산펀드 투자의 경우, 초기엔 매우 생소한 투자방법이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강남의 큰손들은 앞서 투자한 덕분에 연평균 10% 이상의 짭짤한 수익을 봤다. 수익 나는 곳에는 투자한다는 원칙을 중시한 셈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좇아야 한다. 그럴수록 부자가 될 확률이 높다. 시중에 떠도는 근거 없는 정보들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자들의 발자취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문제는 어떻게 좇느냐다. 그래서 필요한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실제로 부자들은 보유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금융회사ㆍ세무사 등 전문가를 더 많이 활용했다. 지인이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지양했다. 전문가의 힘을 빌리는 게 재테크의 상수라는 얘기다. 
윤완식 프라이빗 재무컨설팅 대표 nopagess@nate.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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