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 상품별 전망

“경기침체로 올해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처럼 타오르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을 이렇게 예측했다. 하지만 이 전망은 보란 듯이 빗나갔다.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과열양상을 띠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불쏘시개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렇다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조정 국면’이 시작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는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브렉시트 등 대내외 변수가 한꺼번에 겹쳤다.[사진=뉴시스]

중도금 대출규제 강화, 공급과잉, 조선ㆍ해운산업 구조조정,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국경제를 수많은 대내외 변수가 둘러싸고 있다. 아무리 변수에 둔감한 부동산이더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공급과잉 우려 속에 금융권 규제로 몇 년간 이어온 상승세가 꺾이고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어떨까. 상품별로 살펴봤다.

■ 팔리는 곳만 팔린다 =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핫이슈’였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강세는 위축될 공산이 크다. 집단대출 규제의 직접적인 대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집단대출 보증한도를 수도권ㆍ광역시는 9억원, 지방은 3억원으로 제한하고,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은 중도금 대출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 조치는 3.3㎡당 분양가가 4000만~5000만원을 넘나드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정조준했다.

하지만 집단대출 규제는 주택시장 전반의 청약 열기까지 꺼뜨리지는 못했다.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수도권 주택시장은 각종 악재에도 견고한 성장을 띨 공산이 크다. 다만 분양권 단기투자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분양권 투자 수요 대부분이 중도금을 대출로 해결하고, 입주 전에 팔고 나오기 때문이다. 뒤늦게 참여했다간 자칫 폭탄 돌리기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지방 주택시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부산ㆍ제주도 등 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하면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총 5만3816가구로 전달보다 3.1% 증가했다. 증가세를 주도한 건 지방이다. 5월 지방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4569가구로 전월 대비 9.8% 증가했다.

지방의 집값 상승세 역시 한풀 꺾였다. 올 상반기(1~6월) 수도권은 집값이 0.5% 올랐으나 지방은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대구ㆍ경북ㆍ경남ㆍ충북 등 일부 지역은 아예 집값이 하락했다. 지난 8년간 지방 주택시장은 혁신도시 및 세종시 개발, 고속철 개통 등 호재가 넘치면서 공급이 늘었지만 정작 수요 뒷받침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대 최악의 전세난을 겪던 전세 시장은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3분기에만 전국에서 새 아파트 8만4000가구가 입주물량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전셋값 상승폭은 줄어드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셋값은 수도권이 1.59%, 지방이 0.33% 오르는 데 그쳐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셋값 상승세 꺾일까

그러나 ‘주춤한 전셋값 상승률’을 두고는 부정적인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랐고, 상당수 전세입자들이 단돈 몇십만원이라도 월세를 떠안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세의 월세 전환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8.6%로 지난해 같은 기간(32.0%)보다 6.6%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월세 전환 가속화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이다. 보증금 대출 이자에 꼬박꼬박 월세까지 추가로 내야하는 이들의 형편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 길 잃은 투자자는 어디로… = 하반기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전망이 밝다. 저금리로 금융권을 떠난 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특히 새로운 상권을 중심으로 한 상가 투자수익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최근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은 대부분 택지지구나 신도시에서 나온다. 배후 수요를 형성할 아파트 입주 시점에 맞춰 기반시설인 수익형 부동산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 중인 상가들의 성적표도 좋은 편이다. 한달 이내에 완판(완전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나빠도 대부분 건물이 완공되기 전에 다 팔린다. 그만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묻지마 투자’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경기 부침이 심한 상가투자의 특성상 장기적으로는 수익률 하락, 공실 우려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섹션 오피스 주목해야

대표적인 소액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도 투자 매력이 높다. 6월 말 기준 서울지역 평균 임대수익률이 연 5.15%. 은행 금리와 단순 비교했을 때 1년에 최대 3배 가까운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다. 공급 물량도 꾸준히 오름세다. 오피스텔의 공급물량이 증가한 만큼 오피스텔 간에도 투자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비슷한 입지라도 역세권과 조망권 등을 갖춘 단지가 수요자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형 부동산의 틈새 상품으로는 섹션 오피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보통 업무용 오피스는 건물을 통째로 사고파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반면 섹션 오피스는 사무실을 다양한 크기로 나눠 공급하는 부동산 상품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관리가 수월하다. 수익률도 주거용 오피스텔보다 1~2% 더 높은 편이다. 특히 100% 업무용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오피스텔처럼 실별로 화장실 주방 등 업무에 불필요한 시설이 포함되지 않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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