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9단 김영호의 City Trend

▲ 쓰레기가 넘치는 해운대(위 사진)와 취식이 금지돼 있어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는 와이키키 해변.[사진=뉴시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는 음식 등을 먹을 수 없다. 이 해변이 청결함과 아름다움으로 각광을 받는 이유다. 미국 LA에 있는 산타모니카 해변에는 특이한 볼거리가 있다. 해변을 따라 줄지어 있는 패션 스트리트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쇼핑도 하고, 산책도 하는 특권을 누린다. 이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여름 해변은 어떤 모습인가. 고민해 볼 문제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의 여름 해변은 한마디로 무질서와 난장판, 그 자체다. 수년 전부터 전국의 해변은 10~20대들 욕망의 분출구 역할만 했다. 늦은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해변은 그들이 버리고 간 양심의 더러운 흔적들이 휘날린다. 이들이 깔고 앉았던 돗자리 위에는 소주ㆍ맥주ㆍ치킨ㆍ과자 등 술과 안주가 나뒹군다.

한쪽에는 폭죽놀이의 잔재들이 수북하다. 탁월한 배달문화 덕분인지 해변까지 배달되지 않는 음식도 없다. 이런 저급한 해변가 휴가 문화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 선진국 해변가 마케팅 사례를 들여다보면서 전국 지자체장에게 제안한다. 제발 한반도 금수강산 해변을 지켜 주소서!

사례1. 와이키키 해변의 규제=하와이는 신혼여행의 핫 플레이스(hot place)다.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와이키키’ 해변에는 서핑을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는 남녀들로 붐빈다. 해변의 모래는 곱고, 길이도 적당히 길어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에 잠길 수도 있다. 여기에 해가 지면 하와이 원주민들이 관광객을 위한 무료 공연을 해준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하와이안 뮤직은 오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라는 착각까지 들게 한다. 와이키키 해변이 이토록 아름다운 이유는 간단하다. 이 해변에서 취식이나 음주가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캔맥주조차 해변에서 마실 수 없다.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시스템, 벤치마킹할 만하지 않은가.

사례2. 발리의 새로운 프로모션=쿠타 지역(Kuta area)은 발리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이다. 발리섬 최남단에 있는 해변휴양지이기도 하다. 원래 작은 어촌마을이었는데, 1970년대부터 호주 등지에서 휴양객들이 몰려들면서 세계적인 휴양지로 탈바꿈했다. 이곳의 해변은 참 흥미롭다. 각종 이벤트가 열려, 관광객의 눈과 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쇼핑몰(Discovery Shopping Mall)’ 바로 뒤편에 있는 쿠타 해변에선 종종 자동차 출시 이벤트가 열린다. 많은 발리 주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새로 출시될 자동차를 구경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특히 해가 뉘엿뉘엿 지는 해변에서의 세일즈 프로모션은 홍보효과가 최고이리라 본다. 여기에 시원한 해변 바람까지 불면 금상첨화이리라. 해변도 능히 ‘비즈니스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걸 발리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사례3. 산타모니카 3번가의 패션=미국 LA에 있는 산타모니카 해변에는 다른 해변에 없는 것이 있다. 해변을 따라 클럽 모나코(Club Monaco), 디젤(Diesel), 갭(Gap), 게스(Guess)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는 점이다.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긴 관광객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이 쇼핑스트리트로 나온다. 음식점과 패션 브랜드, 푸드트럭 등 볼거리ㆍ놀거리가 즐비하다.

특히 저녁이 되면 산책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늘어난다. 해변가 산책에 패션스토어 쇼핑을 곁들이기 위해서다. 밤에 이 거리를 산책하면 쇼핑도 하고, 관광객끼리 인사도 나누고, 길거리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도 구경할 수 있다. 한마디로 재미가 쏠쏠한 해변이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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