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통한 창업 괜찮나

창업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먼저 발목을 잡는 건 ‘아이템’이다.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느냐는 고민이다. 하지만 이는 추상적인 고민이다. 문제는 역시 ‘돈’, 다시 말해 창업자금이다. 마련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이로인해 예비 창업자 중 상당수가 ‘대출’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하고 있다.

▲ 창업자금을 구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아이템ㆍ자금ㆍ점포(상권).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요소다. 이들 세가지가 창업의 성패를 갈라놓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예비창업자들도 이를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예비창업자들은 ‘아이템 선정(42.1%)’을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았다. 그다음은 ‘자금조달(24.1%)’ ‘점포입지 선정(23.9%)’ ‘창업방법 선택(7.9%)’ ‘인테리어 디자인(2.0%)’ 순이었다. 

문제는 예비 창업자들이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아이템 선정 과정부터 살펴보자. 예비 창업자들은 창업 아이템을 주로 인터넷(64.0%)을 통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신문ㆍ방송ㆍ잡지 등의 광고나 기사(20.0%)’ ‘창업을 한 친구나 친척을 통해(7.4%)’ 등이 꼽혔다. ‘공공지원기관을 통해서’라는 응답률은 5.0%에 그쳤다. 이는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의 지원을 예비 창업자들이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재 국내에는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한 기관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있다. 산하에는 6개 본부와 60개의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운영중이다.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는 소상공인 대출 등의 지원사업에 대해 직접 상담과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온라인 소상공인포털을 통해서는 다양한 지원사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뉴스, 지식, 상권분석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지원센터는 예비창업자들의 자금 조달 면에서도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창업자의 보유창업자금을 살펴보면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 32.8%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창업을 할 때 정부 지원금을 활용했다’는 예비 창업자는 전체의 14.3%에 불과했다. 대부분 본인 자금(41.8%)으로 창업을 꾀했고, 그다음은 ‘대출(38.0%)’ ‘가족친지 등 지인을 통한 조달(4.5%)’ 순이었다.

특히 금융권을 통한 자금 대출은 2014년 35.5%에서 2015년 41.1%로 5.7%포인트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대는 36.6%, 30대는 44.2%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245조7000억원으로 2012년 말(173조4000억원)보다 72조3000억원 불어났다. 여기에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까지 감안하면 대출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창업의 발목을 잡는 요소는 이렇게 많다. 창업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때는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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