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엠케이트렌드 인수

▲ 지난 7월 22일 국내 최대 의류업체 한세실업이 토종 캐주얼‧스포츠 브랜드 엠케이트렌드를 인수했다.[사진=뉴시스]
의류제조업체 한세실업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갭·자라 등 글로벌 고객사의 판매 부진 때문이다. 한세실업이 최근 토종 브랜드 엠케이트렌드의 주식을 인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시너지 효과가 날지는 의문이다.

국내 최대 의류 제조업체 한세실업이 토종 캐주얼 브랜드 엠케이트렌드(MK TREND)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 회사는 7월 22일 엠케이트렌드의 지분 40%를 1190억원(양수가액 주당 2만3518원)에 인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4월 국내 캐주얼 브랜드 에프알제이(FRJ), 2011년 유아동복 전문기업 한세드림(당시 드림스코)를 거머쥔 데 이은 세번째 의류 브랜드 인수다.

이번 인수의 목적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한세실업은 시련의 계절을 보냈다.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 고객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약 27%를 담당하는 미국 의류업체 갭(Gap)이 침체에 빠진 게 치명타를 날렸다. 지난 5월 11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갭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한단계 낮춘 BB+로 하향조정했다. 그러자 한세실업 주가도 폭락했다. 고점을 찍은 2월 19일(6만3700원) 이후 5개월 만에 3만1200원(7월 27일)으로 반토막 났다. ‘한세실업이 엠케이트렌드의 인수를 통해 부활의 전기를 마련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엠케이트렌드는 자체 브랜드인 티비제이·앤듀·버커루와 라이선스 브랜드인 엘피지에이·엔비에이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 매출이 높은 데다 유통망(총 101개 매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덕분인지 지난해 매출은 28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올 1분기에도 7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엠케이트렌드의 인수 효과를 기대하긴 이르다는 전망도 많다. 엠케이트렌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의 물량이 한세실업에는 지나치게 소량이라는 게 이유다. 이화영 한화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엠케이트렌드의 중국사업에 한세실업이 참여할 가능성은 있지만 시너지 효과가 나기엔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정희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엠케이트렌드의 수준이 중국 진출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세실업의 투자비용이 계속 발생할 공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세실업 측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엠케이트렌드에 투입된 비용은 어찌 됐든 한세실업으로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노미정 더스쿠프 기자 noet85@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