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규의 生生 소형주 | 코오롱

▲ 코오롱과 듀퐁의 6년간의 소송이 지난해 4월 마무리 됐다.[사진=뉴시스]
미국 화학업체 듀퐁과의 기나긴 소송, 자회사들의 연이은 실적 부진. 지난 몇년간 코오롱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 회사는 요즘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듀퐁과의 소송전이 마무리된 데다 자회사들의 성장세가 눈에 띄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자들은 산업 생태계의 변화에 민감하다. 어떤 기업이 침체기에 빠져 있고 어떤 기업이 뜨는지 시시각각 확인을 해야 투자처를 선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에 직면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가 위기를 극복한 뒤 다시 주목을 받는 일을 주식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유다. 코오롱이 그런 기업이다. 한때 위기에 빠졌지만 다시 뜨겁게 떠오르고 있다.

코오롱은 건설ㆍ유통ㆍ패션ㆍITㆍ바이오ㆍ헬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코오롱그룹 자회사들의 지주회사다. 코오롱은 지주회사이기 전에 화학섬유 업체였다. 1957년 4월 한국나이롱이라는 상호로 설립, 2010년 1월에 지금의 사명社名인 코오롱으로 변경하면서 순수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건 그로부터 1개월 뒤인 2010년 2월이다.

코오롱의 위기는 듀퐁이 아라미드 섬유(첨단화학섬유의 한 종류)에 관한 영업비밀 침해소송을 제기한 2009년에 시작됐다. 2012년엔 코오롱에 생산 판매 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여기에 자회사인 네오뷰코오롱의 지속적인 적자와 코오롱글로벌의 부진까지 겹쳤다. 지난해까지 코오롱의 부진이 이어진 건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지난해 실적이 괜찮았던 것도 아니다. 매출액은 3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00억원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14억원으로 전년보다 540억원가량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758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실적을 뜯어보면 긍정적인 요소가 꽤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500억원가량 감소한 건 듀퐁과의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합의금을 지불한 탓이 크다. 7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도 수익성이 좋지 않은 네오뷰코오롱의 OLED 사업 부문을 청산하면서 발생했다. 아울러 2012년 운행을 멈췄던 구미공장이 다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의 매출이 올 1분기부터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올해 코오롱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는 또 있다. 자회사들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력 자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사업이 성수기인데다 생산설비도 증설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화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CPI(투명폴리이미드ㆍ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 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 양산에 들어간 점은 장기적 호재로 꼽힌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자사 제품인 인보사(퇴행성관절염치료제)의 임상실험을 마치고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최종 허가를 받으면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최초로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획득하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코오롱그룹의 지주회사인 코오롱의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올해 코오롱의 실적은 매출액 4조2466억원, 영업이익 1758억원, 순이익 98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해 코오롱의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제시한다.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cmk@ozstock.co.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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