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출 비율 치솟고, 부동산 버블 심해져

▲ 유럽발 금융위기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 세계가 유럽발發 금융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7월 말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은행(WB)이 전망한 부실채권(NPL) 비율 등을 토대로 볼 때 금융위기 징후가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근거는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는 부실대출 수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높다는 거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NPL 비율은 4.3%였다. 2009년 NPL 비율(4.2%)보다 높은 수치다. 둘째는 각국의 부동산 시장에 끼어 있는 거품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전 세계 각국의 부동산들은 과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취약업종에 부실가능 대출이 몰려 있다는 거다. 과잉생산으로 수년간 약세를 보인 원유업계 등 에너지 부문 대출만 3조 달러(약 3372조원)에 이른다. 게다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기업들은 대출금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넷째, 비정상적으로 높은 대출이 경제 성장을 부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1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 3.2%에서 3.1%로 낮췄다. 특히 선진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9→1.8%, 2.0→1.8%로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건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도입한 초저금리 제도다. 초저금리 기조가 이자를 먹고 사는 은행권의 수익률을 훼손해 부실채권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았다는 거다. CNN머니는 “유럽금융 붕괴의 뇌관은 4000억 달러(약 449조원)에 이르는 부실가능 채권을 가진 이탈리아 은행권”이라면서 “이탈리아 은행권도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때문에 더 깊은 불황으로 빠졌다”고 분석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