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시스템論

창업에는 3요소, 5요소라는 게 있다. 아이템, 상권, 자금이 3요소다. 여기에 창업자, 비전을 더하면 5요소가 된다. 문제는 매뉴얼 등을 포함한 시스템이 빠졌다는 거다. 창업 전 점포 선정부터 매장 운영 노하우까지 모두를 담고 있는데도 말이다. 창업은 시스템 사업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 맥도널드 형제가 만든 시스템과 레이크록의 메뉴얼이 더해지면서 맥도널드는 세계적 브랜드가 됐다.[사진=뉴시스]

창업을 하면서 시스템을 이야기하면 무슨 소리인가 하고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창업은 장사다. 장사라고 하면 규모가 작으며, 혼자 또는 2~3명, 많아야 10명이 넘지 않는 인원이 전부다. 이런 장사에 무슨 시스템인가. 장사와 사업은 다르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장사와 사업이 차이점은 뭘까.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사업은 어떤 일을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장사는 이익을 얻으려고 물건을 사서 파는 일이다. 결국 창업은 장사이자 사업이다. 중요한 것은 둘 다 이익을 내는 거다. 그렇다면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 먼저 고객이 나를 찾아야 한다. 점포형이든 무점포 창업이든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으면 수익이 발생하지 못하고 망한다.

고객이 나를 찾도록 만드는 방법은 뭘까. 기다림이다. 어느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종업원의 첫 인사부터 주문, 서비스, 메뉴 전달 등까지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하다면, 다음에도 꼭 이 집에 와야지라는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장사를 하면서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는 첫 순간부터 종업원, 주방, 계산 등 모든 면에서 시스템을 만들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접객이 이뤄져야 한다.

대박집과 그렇지 않은 집을 알기 위해서는 붐비는 시간대에 방문해 보면 알 수 있다. 주차장이나 입구에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대박집은 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리고 최대한의 테이블 회전을 위한 모든 조치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반면 그렇지 못한 집은 즐비한 메뉴판 중 제공되지 못하는 요리도 상당수다. 그나마 주문한 음식도 기다림에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그때그때 손님이 오면 제공하는 형태다.

장사를 통해 대박을 이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누구는 3년 안에 건물을 사고 10년이 지나면서 수십억을 가진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작 이들의 성공 뒤에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었다. 다음은 맥도널드의 성공 이야기다. 시스템을 곱씹어보게 한다.

맥도널드의 창업자는 맥과 딕 맥도널드 형제다. 캘리포니아 지방 소도시에서 시작한 이 햄버거 가게는 주문만 하면 신속하게 햄버거를 제공하는 체계를 갖췄다. 맛도 좋고 가격이 저렴해 인기가 좋았다. 맥도널드 형제는 햄버거를 빠르게 만들어 제공하는 시스템, 식당의 청결을 유지하는 시스템, 햄버거의 맛을 내는 시스템을 만들어 성공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맥도널드의 세계적인 성공은 레이크록에 의해서다. 그는 맥도널드 형제가 만든 시스템 위에 매뉴얼이라는 것을 덧붙였다. 햄버거를 비롯해 감자튀김 등 모든 메뉴의 만드는 방법과 종업원이 해야 할 일을 분석한 후 매뉴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숙련된 기술자가 없어도, 관리자가 없어도 운영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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