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코리아노 대표

▲ 김영만 대표는 쌀 가공이 농민을 돕고, 전통을 잇는 것이라고 말한다.[사진=더스쿠프 포토]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 예로부터 전해온 말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크게 감소해서다. 국민 1인당 소비량도 2000년 93.6㎏에서 2015년 62.9㎏까지 떨어졌다. 쌀의 가공이 새롭게 부각되는 이유다. 김영만(51) 코리아노 대표가 쌀 가공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그의 쌀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쌀 소비량이 30년 만에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전국 양곡 창고에 쌓여 있는 쌀 재고량은 130만t이 넘는다. 쌀 판매가도 원가 이하로 떨어져 농협 미곡처리장 149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뉴스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다. 1990년대 말에도 쌀 소비 감소 이야기가 나왔다. 이때 남아도는 쌀로 가공식품을 만드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진 이가 김영만 코리아노 대표다.

자동차 관련 샐러리맨이었던 김 대표는 1990년대 말 우연히 호남지역 농촌에 가서 친환경 교육을 받았다. 여기서 그의 가슴을 울린 말. “전통음식이 앞으로 관심을 받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직후 식당을 방문해 식사를 하던 중 그의 가슴은 또다시 뛰었다. 서비스로 나오 누룽지를 맛본 후였다.

“영남 출신이라 누룽지가 생소했죠. 궁금해서 몇군데 식당을 가봤어요. 모두 누룽지가 나오는 거예요. 이때 누룽지로 아이템을 하면 쌀 소비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으로 돌아온 그는 모든 조리기구를 활용해 누룽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기계화가 필요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가 오랜 시간 밤샘을 하며 누룽지 자동화기계를 만든 동기다.

그는 2002년 모아 둔 돈과 대출금으로 본격적인 누룽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1년에 10만㎞를 뛸 정도로 영업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문제는 대출금 원금상환이 다가오면서 터졌다. 회사는 경매에 들어갔고 그는 한순간에 신용불량자로 떨어졌다.

2012년 그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생겼다. 재기 중소인을 위한 중소기업청의 힐링 캠프에 참여한 그는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재창업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를 종잣돈으로 삼아 그는 대구에서 다시 누룽지공장을 가동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2년 동안 기술개발에 주력한 끝에 2013년 숭늉차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부터는 커피와 쌀의 결합에 힘을 쏟고 있다. 기능성을 갖고 있는 눈큰흑찰미를 포함한 고기능 쌀과 커피의 최적 비율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 땀의 결실이 바로 코리아노 커피다. 커피의 산도와 카페인을 쌀이 잡아줘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다는 게 특징이다. “코리아노 커피는 쌀이 포함하고 있는 비타민A, 안토시아닌, 마그네슘 등이 포함돼 있는 건강보조 커피음료입니다.”

그의 쌀 개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산 쌀을 활용한 음료도 개발 중이다. 여기에 숭늉차를 국내 대표적인 전통차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단단하다. “숭늉차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차라고 할 수 있어요. 아직은 100% 물에 녹지 않아 밥알갱이가 남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를 보완해 외국에도 알리는 게 목표예요.” 구수함과 독특한 향이 일품인 숭늉차를 외국인이 커피처럼 즐길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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